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운문 소식

고추잎 따기 대중운력이 있었습니다.

가람지기 | 2009.10.22 14:46 | 조회 6225

아침엔 너무너무 추워서 사시나무 떨듯 덜덜 떨었는데
     한낮의 햇볕은 따뜻하기 그지 없습니다.
     조석으로 이렇게 추워지니 이젠 슬슬 겨울을 준비해야 할것 같습니다.
     그래서 10월 21일, 22일 이틀간 고추잎 따기 대중운력이 있었습니다.
     우선 밭에 있는 붉은 고추와 푸른 고추를 따고요.

그다음엔 사집반 스님들이 고추잎을 꺾어다가 만세루로 이동합니다.

온 대중이 한명도 빠짐없이 다 동참합니다.
     물론 어른스님들께서도 동참하시죠.
     그런데 화엄반스님들 한반이 없으니 왠지 빈자리가 큽니다.
     (일손이 부족하다구요? 그건 아니구요. ㅎㅎㅎ)
     횡~ 하니 이빨빠진것처럼 허전한 구석이 있습니다. ^^;
     가족의 빈자리를 경험하신적이 있으실겁니다.
     꼬집어 말하자면 바로 그런거죠. *^^*

고추를 따면서 한쪽에서는 흥얼흥얼 염불소리가 들리고,
     또 한쪽에서는 무언가를 외우는듯 합니다.
     또 한쪽에서는 속으로 다라니나 진언을 하는 스님.......
     각자의 살림살이를 챙기면서 모두 고추따기에 몰두 합니다.

만세루에서 고추잎이 오기를 기다리는 스님들을 위해
     사집반스님들은 열심히 고추 가지를 꺾습니다.
     올 한해 자신들이 지어 놓은 농사의 결실을 흐뭇해 하면서..... ㅎㅎㅎ

해마다 고추잎 따기 운력을 하고 난 뒤
     고추밭을 보면서 하는 농담 섞인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운문사에 메뚜기 떼가 나타났다." ㅎㅎㅎ
      고추잎마저도 하나도 없는 고추밭을 보면서 관광객들은 고개를 갸우뚱 합니다.
     그리고는 아주 심각하게 묻습니다. "스님, 저건 무슨 밭인가요?"
     아주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 합니다. "고추밭이요."
     "고추밭이 어떻게 저럴 수 있죠?" ㅎㅎㅎ
     마을에서는 고추잎을 다 따지 않으니 참 새롭게 보이기도 할겁니다.
     하지만 운문사에서는 하나의 고추잎도 남기지 않고 다 따서 먹죠. ^^
     마치 메뚜기 떼가 지나간것처럼...... ㅎㅎㅎ

못다 딴 고추와 고추잎을 따서 분리작업을 합니다.
     그러면 한해 고추농사는 마무리가 됩니다.
     "사집반스님들 한해 농사짓느라 근념하셨습니다.
     덕분에 올 김장 맛있을꺼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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