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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운력

가람지기 | 2007.04.23 14:21 | 조회 5108

음악 : 김윤의 In The Silence

[연등을 밝히는 자세]

오늘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연등을 밝혀야 할까요?

부처님 당시 사위성에 가난한 여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여인은 너무나 가난해서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매일 이집 저집 다니면서 밥을 빌어 겨우 목숨을 이어갔습니다. 어느 날 성안이 떠들썩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아사세왕이 석 달 동안 부처님과 스님들께 옷과 음식과 침구와 약을 공양하였는데 오늘 밤에는 연등을 공양하여 연등회를 연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여인은 생각하기를 아사세왕은 많은 복을 짓는구나. 그런데 나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으니 어찌하면 좋을까?

여인은 연등을 밝히고 싶지만 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겨우 5푼을 얻어 기름집으로 가서 기름을 샀습니다. 기름집 주인은 거지같은 여인이 돈 5푼을 가지고 기름을 사려고 하자 “왜 먹을 것을 사지 않고 기름을 사느냐”고 물었습니다. 이 때 이 여인은 이렇게 답변하고 있습니다. “백 겁 동안 단 한 번 부처님을 만나기도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나는 지금 부처님 세상에 태어나 살고 있습니다. 나는 만나기 어려운 부처님을 만나고도 가난하여 공양을 올리지 못했는데, 이제 저도 정성어린 등 공양을 올리어 미래세에 생사의 괴로운 세계에서 벗어나 깨달음의 길로 향하는 양식으로 삼고자 합니다.”

이 얼마나 간절한 마음입니까? 부처님을 만나 뵙기가 이렇게 어려운데 오늘 여러분들도 부처님 세상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너무나 풍요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그 어떤 공양도 올릴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연등공양을 올리는 마음의 자세입니다. 바로 간절한 마음입니다. 연등고양의 인연이 미래세에 생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깨달음의 길로 향하는 양식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인은 기름을 사서 부처님이 다니시는 길목을 밝히면서 간절하게 발원하였습니다.

“이 기름으로 조금밖에 못 켤 것이다. 그러나 만일 내가 미래 삼계에 생사의 괴로운 세계에서 벗어나 깨달음의 길로 향할 수가 있다면 이 등불은 밤새 타오를 것이다."

밤이 깊어지자 다른 등불은 모두 꺼졌으나 여인의 등불은 빛나고 있었습니다. 날이 밝아 목련 존자가 등불을 끄려고 했지만 그 등불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은 목련 존자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만 두어라. 이것은 미래불의 광명의 공덕으로 너의 신통력으로는 끌 수가 없다. 이 등을 밝힌 여인은 과거에 백팔십 억의 부처를 공양하여 성불의 예언을 받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경법(經法)을 가르쳐 인도하기만 하고 아직 보시의 수행을 못하여 금생에 가난하게 태어나 재물을 못 가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정성어린 연등공양을 통하여 보시의 수행을 만족하였다. 이제부터 삼십 겁 후에 모든 공덕을 완전히 갖추고 수미등광여래불이 될 것이다. "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연등공양의 공덕]

시등공덕경(施燈功德經)에는

"불.법.승 삼보를 믿어서 작은 등불 하나를 공양하여도 공덕은 한량이 없다"고 하였고

대일경(大日經)에는
"등불은 부처의 지혜를 뜻하며 이 등불이 켜질때 중생의 어둠은 모두 사라진다"고 하였고, 공양가운데 부처님 앞에 등불을 밝히는 공양이 매우 소중하고 그 공덕이 한량없다고 하셨습니다.

-. 부처님께 등불을 바치면 열 가지의 공덕이 있으니,

1. 지혜의 눈이 열려 세상을 등불처럼 밝게 비춘다.

2. 언제나 늘 건강한 視力을 잃지 않는다.

3. 시력이 무한대로 뻗어 나간다. 즉 天眼을 얻는다.

4. 지혜의 바른 길이 열린다.

5. 어둠, 즉 無明을 제거하는 힘을 얻는다.

6. 지혜의 發光力을 얻는다.

7. 어딜 가든지 어둠 속에서 머물지 않으니, 즉 옥살이 등을 하지 않는다.

8. 즐거운 일이 따른다.

9. 이 생명이 다 하는 날, 밝은곳 즉 극락으로 가게된다.

10. 니르바나 즉 열반(涅槃), 저 영혼의 자유에 가까이 가게된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 하면서... 우리 모두 지혜의 등불을 밝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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