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기 도 - 사교과 창일

가람지기 | 2017.04.19 12:51 | 조회 94

안녕하십니까 기도라는 주제로 차례법문을 하게 된 사교반 창일입니다.

저에게도 드디어 차례법문이 다가왔습니다. 차례법문만 마치고 나면 졸업한 기분이라고 다들 그러더군요.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옛날부터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한 번 돌아보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출가를 하게 된 복은 생각해보니 모두 저의 어머니의 기도공덕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평생을 매일같이 절에 다니시면서 열심히 절 일을 돕고 기도도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본래 한 성격? 하신분인데 부처님 법 만난뒤로 아주 온화하게 변하셨습니다. 그 후로 아버지께서도 같이 불법을 공부하셨지요.

 

이때부터 어머니께서는 당신 자식들에게 스님이 됐으면 좋겠다고 늘 노래를 불렀습니다.

심지어 어렸을 때 학교에서 조사하는 가정통신문란에 장래희망을 적는 칸이 있는데, 어머니는 옆에서 스님이라고 적어이러셨습니다. 그럼 전 영문도 모른체 적어 냈다가 웃음거리가 된 적도 있었습니다. 뿐 만 아닙니다. 흔한 국..수 학원은 안보내고 스님이 되면 한자를 많이 알아야 한다며 한문학원을 꼭 보내셨지요. 덕분에 요즘 경전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잘못을 저질러 혼이 날때도 회초리 대신 참회의 절로 천배를 시켰고, 커서는 제가 다이어트 한다고 하면 괜찮다~승복입으면 다 카바된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또 주말에 어쩌다 늦게 들어가면 실컷 놀아라 스님되면 못논다등등 보통 우리의 대화가 이랬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어머니의 기도는 남들처럼 불상앞에서 몇 천 배의 절을 한 것도 아니요, 참선을 하거나 주력을 외운 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한 생각으로 자식이 출가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발원하며 제 마음속에 출가의 씨앗을 싹 틔워 놓으셨습니다. 일명 세뇌교육을 시키신거지요. 저희 어머니 좀 멋지시죠?

 

이렇게 저는 늦게나마 출가를 하였고 치문때부터 많은 우여곡절 끝에 사교반이 된 현재는 대중 생활의 맛과 멋을 점점 알아가며 즐기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오백전 100일 기도 부전 소임을 살았습니다. 100일이라는 기도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저는 꼭 한 번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치문때부터 오백미를 올리고 난 뒤 부처님께 절을 올리며 간절히 발원했습니다. “부처님, 가을 오백전 백일기도 소임 살게 해주세요!” 일부러 반스님들 들으라고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 꼭 가을 오백전 살끼다! 알겠제?” 저 또한 반스님들 머릿속에 세뇌를 시킨거지요. 사교가 되고 소임 뽑는 날 오백전 백일기도는 당연한 것처럼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반스님들께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오백전 소임을 살면서 느낀점이 많습니다. 탁자 위에 높게 쌓인 축원장을 읽으며 이게 과연 내가 읽는다고 해서 소원이 이루어질까?’ 하는 의심이 일어났습니다. 한 날은 어떤 노보살님이 제 자식 좀 살려 달라면서 스님만 믿는다며 불편한 다리로 저에게 삼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틈만 나면 지대방에 누워 있고 잡담이나 하고 있는 내가 어떻게 무슨 수로..? 저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렇게 노보살님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의 염원이 담긴 축원장을 한 장 한 장 읽고 넘길 때 마다 그분들에게 얼만큼 이익이 갈지, 공부를 많이 한 스님이 축원할수록 더욱 공덕이 크다는 말에 내 자신의 기도도 이번 기회에 다시 시작해 보고자 마음을 다잡고 삼천배를 했습니다. 물론 3일에 걸쳐서 했습니다. 실은 하루에 천배씩 화엄졸업 할 때까지 30만배를 채울 마음으로 시작했으나, 오백전 소임 살면서 강원의 짜여진 시간에 맞춰 하려니 너무 힘들었습니다.

무엇을 얻고자 하는 기도가 아니라 나를 뒤돌아 보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삼천배 기도를 하니 눈물이 마구 쏟아졌습니다. 참회하는 기도 속에서 부처님의 가르침과 나의 생활을 사유하면서 나를 바로 보고 조금씩 고쳐 나가기로 다짐했습니다.

 

불교는 실천의 종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도나 참회의 절, 주력, 염불, 참선 등 다양한 수행은 자기 스스로가 해야 합니다.

우리 불성 안에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보배가 다 갖추어져 있는데 우리는 다겁생래로 지은 업장이 그 보배 창고를 둘러싸고 있어서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은 자기가 스스로 얼마나 더 노력을 하고 기도를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기 마련인 것입니다.

기도는 업과 복과 정성의 차이로 시간이 걸릴 뿐 꼭 이루어집니다.

 

이제 오백전 소임을 회향했으니 다시 저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새로운 기도를 시작하려 합니다. 학감 스님께서 수업시간에 가끔 말씀해 주신 업장소멸의 최고의 지름길인 절 기도를 졸업 전 까지 30만배를 하려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중스님들 앞에서 약속을 해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기회를 빌어 말씀드립니다.

조금 힘들고 바쁜 마음으로 해야 하는 것이 기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중스님들도 한가지씩 조금은 힘들고 바쁜 기도를 시작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학감스님 수업 시간 전에 늘 하는 기도가 있습니다. 끝으로 다 같이 기도하며 차례법문을 마칠까 합니다.

 

자 기도합시다.

부처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바쳐 돌아가 의지하고 예배합니다.

부처님, 저희들이 다겁생래로 지우금일이 신 구 의 삼업으로 지어온 오역중죄와 십악중죄를 참회합니다. 세세생생 부처님 법을 잘 배우고 익혀서 나날이 정견이 확립되고 신심이 견고해지고 보리심이 더욱 증장하여 무량한 복덕과 지혜를 구족하여지이다. 제 음성을 듣는 이나 제 얼굴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모두 다 환희심을 발하고 보리심을 발하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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