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의 일상은 별스런 것이 아닙니다.치문반 보인스님
매일 매일 일어나는 일상생활 가운데, 과연 나는 얼마나 나 자신을 자각하면서 살고 있는지...? 누군가 나를 훈계하고 질타할 때 나의 마음은 여전히 여여한지...? 과연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내 순간순간 나의 눈에 들어오는 것, 나의 입으로 나가는 말, 내가 행동하는 것 하나하나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는지...... 항상 하심하는 마음으로 참되게 진실하게 도반들을 돕고 있는지......” 저녁에 눈감으면 오늘의 일을 반성해 봅니다. 각자 소임에 바쁜 우리 반 스님들! “치문반 스님들 힘내십시오. 애쓰셨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이러한 행동과 말이 사람들을 괴롭게 합니다. 자신이 얼마나 잘못하고 있는지 조차도 모릅니다. 이러한 행동이 습관이 되어, 업이 되고, 윤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괴롭습니다. 나 자신에 대한 애착을 내려놓는 것이 그 업에서 벗어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현실은 나를 충족시켜주지 못하지만 만족할 줄 아는 것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말을 지나가는 말로 하여도 얼른 알아차리고, 자기의 것으로 만든다고 했습니다. 사람의 그릇은 고무풍선과 같아서 좁게 쓸려면 한없이 쪼그라들어서 한마디도 남이 하는 말을 내 품안에 주워 담을 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넓게 쓸려면 한없이 넓어질 수 있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고 그릇입니다. 비록 지금은 아무것도 주워 담을 수 없는 마음이지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키워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그리 많은 시간을 살고 있지 않습니다. 사람 몸 받기 어렵고도 어려운데 어찌 마음 닦고 수행하는 일을 게을리 하겠습니까? 발심해서 출가한 수행자의 궁극적인 목적은 내가 나를 찾아서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운문사의 생활이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 듯이, 이 또한 나를 다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수행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순간 매일매일 일어나는 일상생활 속에 있는 것입니다. 4년을 함께 살아야만 하는 이 지중하고 소중한, 누구에게도 나누어 줄 수 없는 귀한 인연들, 우리는 그 사람이 싫든 좋든 함께 가야만 합니다. 이왕같이 갈 거면 착한마음으로 서로를 용서해 주고 보듬어주면서 살아가는 것이 ‘나 자신을 위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좋은 인연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지금의 인연을 좋은 인연으로 만들어 놓아야 적어도 내생에는 그 인연이 나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겁을 거쳐 오늘의 나 자신으로 지금의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내가 지어놓은 나의 업인데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나 자신만을 보면서 살기에도 짧은 인생인데 남을 바라보고 남을 탓하며 살기에는 나의 인생이 너무 허망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인과를 두려워 할 줄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최고의 가르침과 최고의 진리를 주신 부처님, 저는 그런 부처님의 제자가 된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부처님께 발원합니다. 저의 남은 인생, 헛되이 보내지 않고 이생에서 반드시 성불하여 불도를 이룰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제가 마음에 새기고 있는 무비스님께서 쓴 백운스님어록 머리글을 소개하고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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