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인연, 그리고 부처님의 가피_경운스님

최고관리자 | 2012.07.26 11:11 | 조회 4071



인연, 그리고 부처님의 가피


사집과/경운

“인연이 있기에 여기 이곳에 있다....
여러분은 토지인연이 있어 이곳 운문사에 함께 있는것입니다”
사집 첫수업 시간 구사론 강의를 해주시는 교무스님의 말씀입니다.
토지인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대중스님들과는 전생, 전전생 ...
알지 못하는 수많은 생의 인연으로 여기 함께 있는 것이겠지요.

대중스님 여러분!
저는 오늘 (인연, 그리고 부처님의 가피 )란 내용으로 차례 법문을 하게된 사집반 경운입니다 반갑습니다.

같은부모님..같은집에서 자랐어도 사는 모습은 제각각..
다른부모님 다른환경속에서 자랐어도 같은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가 그지없습니다.
여기 이곳 운문사에 함께 하고 계시는 어른스님과 여러 대중스님들께 그 지중한 인연에 두손모아 감사드립니다. 제가 이곳 운문사와의 인연이 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년전 11월 하고도 일 이었습니다. 날짜까지 정확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바로 그날이 새로지은 대웅보전 탱화 봉안이 있던 바로 그날이었거던요.
속가에서 친 자매같이 지내던 언니보살이 어느 주말.
꼭 가보고 싶은 절이 있는데 같이 가지 않겠냐는 제안에 운전기사겸 보호자로 따라 나섰던것이죠.
그해 초 차를 새로 구입해서 주말마다 신나게 전국을 누비며 여행을 다녔기 때문에 으레~ 여행삼아 들어선 이곳은 들어오는 입구부터가 숙연해 지는 무언가 다른 느낌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여행 다니며 수많은 절을 참배했지만 난생 처음 108배를 해보았던 비로전...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죽을 것 같았습니다.
절이라고는 단 3배밖에 하지 않던 제가 108배를 하게된 이유는 같이온 언니보살이 저에게 아무말도 없이 수도 없이 절을 하는 바람에....
호기심반 오기반...“나도 해볼까?” 하며 시작한것이죠.
삼배가 기본인줄은 알았지만 많은 절을 할 때 대참회문이나 염주를 이용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없었기에 머릿속으로 하나! 절하고 둘! 절하고 셋! 절하고......
108번의 절을 하는동안 아마도 열댓번은 더 했을거라 여겨집니다..
땀을 뻘~뻘~흘릴정도로 힘들었지만 그 절을 마치는 순간 제 가슴속이 시원해 지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만큼은 지금도 또렷하답니다. 흐르는 땀을 닦으며 천천히 도량을 구경하는데 눈에 들어온 아주 조그만 정각이 있었답니다. 바로 작압전인거죠.
그안에서 가사를 수한 스님 한분이 쉬지 않고 절하던 모습 또한 운문사~ 하면 떠오르는 모습중 하나랍니다. 절을 다 둘러본 뒤 서점을 들러 기념품으로 차에 걸 염주하나와 책을 사서 나오려는데 스님 한분이 차를 한잔 권해 주시더라구요..

그때는 그분들이 청도군수와도 안바꾼다는 바로 대~ 화엄반 스님들인걸 몰랐던것이죠... 자연스레 스님들과 대화를 나누던중 어떤 스님한분이 같이 간 언니보살에게 “보살님 마을에 계시는것보다 출가하시는게 어떠세요?”하며 출가권유를 하게되었고 그에 나의 호기심은 또...
“ 스님~ 저는요?” 하고 물으니 “ 보살님은 그냥 마을에 계세요~” 하시더군요..
그로인해 우리는 많이 웃게 되었고..쉽게 가져보지 못하는 스님들과의 귀한 시간을 뒤로한채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었답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엄청난 일이 벌어지게 되었답니다.
신호받아 달리는 저의 차를 끼어들기 차량이 들이받은것이죠~ 쿵! 쾅! 쿵! 쾅! 끼~~~이~~~~~익~~~~~~~~!!!!!!
두어 바퀴를 데굴 데굴 구른뒤 뒤집힌 거북이처럼 배를 보인뒤 죽~~~~~~~~~미끄러진것이죠 제 덩치에 안 어울린다고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 최고의 히트작 D사의 티코가 저의 애마였거던요.
그 순간 저는 정신을 잃은 것이 아니라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큰일 나겠다”란 생각이 들면서 핸들을 꼭 쥐게 되었답니다.
차가 뒤집힌채 30미터가량 미끄러지면서 냈던 바닥 긁히는 소리에 힘들어 하며 멈춰진 차 안에서 안전밸트로 인해 박쥐처럼 매달린 저의 몸을 창문 밖으로 조심해서 끌고 기어나오는데 ....


차를 보는 순간 노래가사처럼 다리에 힘이 풀려 그냥 주저 앉고 말았답니다..

왜냐하면 제 차의 상태가 너무나도 처참했기에 내가 저안에서 이렇게 살아 나왔다는 것을 저자신도 믿을수가 없었던것이죠.
순식간에 달려온 경찰관계자와 주변사람들은 저와 제 차를 번갈아보며 너무나도 멀쩡한 저의 모습을 믿지 못하였고 사고 가해자는 사고조사를 받는 내내 병원가자는 소리에 가벼운 타박상도 없으니 괜찮다고 하며 늦은 출근을 하게 되었답니다.

직장에 도착했을 때 차를 폐차 시킬 상황에 멀쩡하게 출근한 것에 대해 의아해 하고 궁금해 하길래~
“어제 청도 운문사 부처님께 난생 처음 108배를 올렸더니 부처님이 지켜주신 모양이야~” 하며 웃으며 말하게 되었답니다..

대중스님 여러분~!
제가 부처님의 가피를 입은게 틀림없는것이죠??
속가에 있을때는 단 한번밖에 와 보지 못했던 운문사 도량에 지금은 날마다 살고 있습니다. 맘 한구석에 늘~ 감사한 마음으로 그리워하던 비로자나부처님을 이젠 맘만 먹으면 뵐수 있구요...
미칠 듯이 앞만 보고 내달렸던 나의 삶속에서의 큰 쉼표중 하나가 바로 운문사 108배 였으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열정적으로 후회없이 살아야겠다는 삶의 이정표도 그사고 이후 생겼답니다.
대중스님 여러분!
교통사고이후 얻은 새 삶과 출가하여 얻은 새 삶이 결코 다르지 않으며 늦게라도 부처님의 법에 인연있어 여기 이도량에 함께 할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수많은 짜짱,짬뽕,꼴깝들로 가득한 이 운문사에서 저는 그 소중한 인연을 귀하게 여기며 아끼고 사랑하며 살 것을 부처님전에 다짐해봅니다.

대중스님 여러분!
하루를 여는 기도문으로 저의 차례법문을 마칠까 합니다.

오늘도 하루해가 밝았습니다.
오늘도 어제와 다름없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생각하고 말 할것입니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생각하고 ,말함이 거룩하신 부처님의 가르침과 진실에 벗어나지 않기를 기도 합니다.
지켜 주시옵소서!
대중스님 여러분~!
여름철 건강 잘 챙기시고 여일정진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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