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서 - 사교과 지선

가람지기 | 2018.04.15 10:13 | 조회 1515
참될 진(眞)자 진심으로,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가는 내용으로 차례법문을 하게된
사교반 지선입니다.

진심이라는 한 단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두가지 마음이 있습니다.
거짓없는 진실된 마음과 성내는 마음이 그것인데요. 이 자리에 계시는 여러 스님들께서는 이 두가지 마음중 어떤 마음이길 바라십니까?
항상 진실한 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저는 또 다른 성내는 마음으로 인해서 괴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사집 겨울 한철동안 불쑥불쑥 일어나는 화를 참지 못해서 크고 작은 실랑이를 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공연히 혼자 화를 내거나 도반 스님들에게 까지도 화를 내게되는 일들이 생겨났습니다.
‘이러면 안된다, 화를 멈추고 무엇 때문에 이런 마음을 일으키는지 차분히 살펴보자’ 하면서 속으로 릴렉스...릴렉스...를 수없이 외치며 다독여 보아도 잠깐 그때뿐,
조금있으면 또 다시 일어나기 시작하는 마음을 보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화를 냈다가 화가난 자신을 보고 진정을 시켰다가 다시 이러한 상태를 반복하면서 ‘왜? 스스로의 마음하나 주체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흔들리면서 괴로워 하는가?’
이런 마음의 자신을 질책하고 미워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사집 겨울을 보내고 겨울방학동안 선방에서 공부를 하고 계시는 인연있는 스님께 대중공양을 가게 되었습니다. 평소 마음에 의문이 드는일이 있거나 갈피를 잡지 못해 힘들어 할때면 스님께 조언을 구하곤 했기 때문에 스님에게 지난 겨울을 살면서 참지 못하는 화로 인해서 괴로웠고 힘들었던 것과 상대방의 마음까지 일으키게 했던 일들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들으신 후 스님께서는
“네가 화가 나는 때를 잘 생각해봐라. 너 자신에게 보다는 상대방에게 내는 화가 더 많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나?” 하고 물으셨습니다.
물음을 듣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맞는 말 이었습니다.
“네” 라는 대답을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 자신이 부끄럽고 얼굴이 붉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네가 화가난는 이유는 간단하다 너 자신에게는 관대하지만 타인에게는 배려하거나 존중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너의 뜻에 반하는 일이 생기면 화가 날수 밖에없는것이다.” 라고 하신 후 “네가 성을 냄으로써 마음을 일으키게된 상대에게 참회하고 그를 위해서 기도를 하라.” 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스님의 말씀을 통하여 타인으로 인해서 내 마음이 일어나거나, 나로 인해서 상대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는것이 얼마나 큰 허물인지 깊은 성찰속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화엄경』, 『보현행원품』에서는 “보살이 모든 보살에게 한번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백만가지 장애가 되는 문을 이루게 되며, 어떤 법의 허물이라도 보살이 다른 보살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 보다 더 큰 것은 보지 못하였다.” 라고 하셨습니다.
성내는 마음은 마치 공덕의 창고를 불태워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동안의 저는 수없이 많은 성냄을 일으켰습니다. 오해를 해서 성을 내기도 했고,나만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성을 내기도 했고, 상대를 존중하지 않음으로 해서 성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나의 수행에 방해가 되고, 공덕을 없애는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성부터 내곤 했습니다.
어느덧 금당에 입성하여 사교반이 되고 보니 전에 보이지않던 上.下의 모습들이 보이고 동주도반들에 대한 배려심과 따뜻한 마음이 일어납니다.

저는 이제부터 다툼이 없는 無箏三昧를 성취한 수보리 존자를 본받아서 밖을 향하던 성내는 마음을 안으로 돌이켜서, 자신의 수행을 성숙시키는 청정한 에너지로 전환시켜서 나도 이롭게 하고 남도 이롭게 하고자 합니다.
이 자리에 모이신 대중스님들, 여러분들이 저의 약속을 지켜보는 증명법사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모두 행복한 수행자 되십시요. 감사합니다. _( )_
twitter facebook
댓글 (0)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