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병의 근원은 마음에서(현의스님)

운문사 | 2005.12.26 13:06 | 조회 5375

저의 법문 내용은 병의 근원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자 합니다.

법문에 앞서서 대중스님들께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질문이 있습니다. 본인은 지금까지 한번도 아파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스님이 계시면 손을 들어주십시오. 크게는 수술해야 할 병에서부터 작게는 감기나 무좀 소화불량 등도 있겠지요. 역시 아무도 없군요!!

저 역시 여러 가지 병을 많이 앓아 본 사람의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여러분들은 병의 근원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보통 몸의 단순한 문제이거나 환경, 그리고 운명에 많은 책임을 돌리고 있지만 그것보다 사실 더 큰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고 봐야 옳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 즉 병으로 인하여 죽음을 앞두고 있다거나 수술실에 누워있는 사람 등에게 이 사실을 수긍하라고 한다면 욕을 하는 사람은 많아도 인정하는 사람은 극히 적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개인의 성격, 즉 보이지 않는 마음과 현재의 어떤 용심(用心)이나 과거생의 업장에 있는 것이라고 밖에 할 수 없지요.

좋은 의사를 만나고 좋은 약을 먹는 것은 임시 방편일 뿐 병의 근원적인 치료는 역시 마음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의학을 무시하고 "나는 이 부러진 다리도 마음으로 쉽게 고칠 수 있으니까 병원은 가지 않아도 된다."라는 것도 옳은 방법은 아닙니다.

현대의학에서도 병을 고치려면 정신과 신체 두 방면에서 치유해야 한다는 (정신신체의학)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정신신체의 학자들은 질병의 85%이상이 잘못된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모든 질병이 시기, 질투, 욕심, 원망, 근심, 걱정, 조급, 좌절, 교만, 우울, 분노, 불쾌, 미움, 공포, 슬픔, 열등감 등 잘못된 마음의 씨앗이 직간접적으로 뿌려진데서 연유되어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2500년 전 부처님께서 이미 열반경에 모든 사람들은 탐욕과 진에와 우치와 교만이라는 네 가지 독화살이 있어 병의 원인이 되며 병의 원인이 있을 때 질병은 일어나고, 오한과 열병과 폐병과 상기와 구토와 피부병과 마음의 병과 설사와 눈병과 귀병과 복통과 신경질과 도깨비와 귀신에 홀린 병 등 몸과 마음의 여러 병이 일어난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여러 병의 근원은 어떤 마음에서 시작되는지 부처님의 말씀인 경전과 현대 심리의학 그리고 시카고대학의 후렌스 알렉산더 박사의 정신 신체 의학 연구결과를 토대로 알아보겠습니다.

진심을 내면 재앙이 따라오기 마련인데 신체적으로도 백혈구가 오만 개나 파괴되고 혈압이 상승하며 눈이 침침해져 시력이 나빠지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주의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화를 낼 때 사람은 얼굴이 벌개지고 눈이 충혈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근심 걱정이 많고 정신적 억압과 사랑의 독점에 의한 자기과시욕구에서 궤양이 많이 나타나며 불교에서는 마음에서 일으킨 독이 탐심 쪽으로 뻗으면 위암, 위염 위궤양 등의 소화기계통으로 병이 난다고 합니다.

두통은 보통 공격적인 사람과 적개심, 욕구불만인 사람에게 흔히 있습니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을 많이 쓰면 두뇌의 피를 많이 요구하기 때문에 생기며 긴장이나 분노를 느끼면 목에 긴장이 되므로 이러한 병의 원인이 됩니다.

암은 심리적으로 억압하는 경우와 내적으로 심한 갈등 그리고 우울증 억압된 분노, 부정적 정서, 소심한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올 수 있다고 합니다.

류마티스성 관절염이란 관절에 생긴 염증 때문에 심한 통증이 오며 더 나아가서는 특정부위의 기능이 손상된 질병을 말합니다. 이 병 역시 전통적 관념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 정서적 억압이 심한 사람, 완벽주의자, 그리고 분노 표출을 자제하는 사람 가운데 관절염 환자가 많다고 합니다.

심장발작도 지나치게 일에 열중하는 경향이 있거나 지나친 경쟁심과 초조감이 심장을 상기시키므로 일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장병은 스님들에게 많이 있는 병 가운데 하나이며 마음이 조급하고 정서표현이 자유로운 이런 사람들은 동작이 민첩하고 항상 경계하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장점도 있으나 이들이 심신 양면으로 결코 건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심신 양면으로 건강한 사람은 마음이 느긋하고 감정 표현을 자제할 수 있어야 됩니다. 물론 일반인보다는 수행하는 스님들이 이러한 병이 더 없어야 되겠지만 대중생활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바쁘고 긴장되게 보내다보니 대게 심장이 좋지 못한 스님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심장이 좋지 않은 편인데 앞으로는 더욱 느긋하고 감정을 자제해서 강심장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심하게 가는 버릇이 있는 사람 또한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잠자리에 들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좀 더 편안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진 다면 덜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말 할 때 깊은숨을 몰아쉬는 사람은 보통 정서적 장애를 받는 사람 즉 너무 감정을 억제해서 오는 답답함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숨을 몰아쉬게 됩니다. 이럴 땐 걱정이나 고민을 같이 해 줄 도반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보다 부처님께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입니다.

고혈압은 내성적이고 교만할 뿐만 아니라 외고집의 성격, 결코 뒤로 물러나지 않는 불같은 감정의 소유자나 적의를 품고 있으면서도 인격이나 체면 때문에 표출하지 못하는 자기 억제의 싸움에 의해 비롯된다고 합니다.

갑상선종은 죽음의 공포 때문에 흔히 온다고 하며, 당뇨병은 늘 불안한 마음의 소유자가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담석증은 누구나 한번씩 걸리기 쉬운데 이는 조급하여 화를 잘 낼 때 나타난다고 한다.

마음으로 일으킨 독이 진심 쪽으로 뻗으면 폐, 기관지 계통에 이상이 생기는데 천식 같은 경우는 불안, 우울증, 공격적 행동,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에게 많이 온다고 합니다. 우리는 영화에서 나오는 인물을 볼 때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공격적으로 행동 할 때 천식에서 나오는 기침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것도 이러한 원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면 오행에서 말하는 병의 원인을 알아보겠습니다.


신 것을 많이 먹으면 비장을 상한다.

매운 것을 먹으면 간을 상한다.

짠 것을 많이 먹으면 심기를 상한다.

쓴 것을 많이 먹으면 폐를 상한다.

단 것을 많이 먹으면 콩팥을 상한다.

오래 앉아 있으면 비장이 상하고 속살이 손실된다.

오래 보면 김기가 상하고 피가 손상된다.

오래 누워 있으면 폐가 상하고 기가 손상된다.

오래 걸으면 간이 상하고 근육이 손상하다.

오래 서 있으면 콩팥이 상하고 뼈가 손상된다.

화를 많이 내면 간이 상하고 근육이 뻣뻣해진다.

기쁨이 지나치면 심기가 상하고 근육이 뻣뻣해진다.

생각이 많으면 비장이 상하고 살갗이 까실까실해진다.

걱정이 많으면 폐를 상하고 기가 허해진다.

두려움이 많으면 신장을 상하고 정력이 이그러진다. 』


이러한 병의 근원은 옛부터 있어 왔지만 현대의학은 이러한 것을 무시하고 이제야 그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화를 내고 짜증을 낼 때마다 마음에서 독심이 일어납니다. 그 독심은 온몸과 내장을 퍼져 심하면 얼굴과 손발이 붓기도 합니다. 마음의 악심이 가라않지 않으면 지옥중의 상지옥이고 손에 닿는 것마다 망가지게 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다혈질의 사람, 조급한 사람은 단명한다고 합니다. 아마 죽음까지 다급하게 찾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을 잘 못 먹으면 치명적 독소로 작용하여 각종 질병을 유발시키는데 불교에서는 탐, 진, 치를 삼독이라고 하는 것은 제가 설명하지 않아도 대중 스님들께서 이미 아실 것입니다.

이는 종교적 차원의 통찰이지만 현대과학으로도 적나라하게 입증되었습니다. 미국의 정신의학자 엘머 게이츠박사는 감정분석 실험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실험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의 숨결이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이를 시험관에 넣고 액체공기를 냉각시키면 침전물이 생깁니다. 그런데 이 침전물은 숨을 쉬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여러 가지 색깔로 나타납니다. 화를 내고 있으면 차(茶)색과 밤색으로 나타나고, 고통이나 슬픔의 감정에서 회색, 후회시에는 복숭아빛을 띠었습니다. 이중 차색과 밤색으로 변한 분노의 침전물을 수집해서 흰쥐에게 주사를 하자 불과 수분 이내에 그 쥐가 죽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 실험을 거치며 경악할 결과를 측정하기도 했습니다. 즉, 화를 낼 때 사람의 체내엔 독소가 생기는데 이 독소는 과학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무서운 독력을 지닌 독소로서 만약 한 사람이 한 시간을 계속해서 화를 내면 80명을 죽일 수 있는 독소가 방출된다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이미 우리에게 말씀하신 것과 같이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 된다는 것은 시공을 초월한 절대적 진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단적인 예로 서양에서는 동물의 대뇌에서 뽑아낸 엔돌핀 주사 한 대가 2만불 (10여년 전에 약 1600만원)의 금액이라고 하니 웃는 것이 보약이 아닐 수 없으며 복을 부르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잡아함 시하득대력경을 보면 부처님께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셨는데 음식을 보시하면 큰 힘을 얻고 의복을 보시하면 좋은 얼굴을 얻으며 수레를 보시하면 안락을 얻고 등불을 보시하면 밝은 눈을 얻고 집에서 손님을 기다리면 그것을 일러 일체보시라 하고 법으로써 중생를 가르쳐주면 그것을 곧 단 이슬 보시라 하느니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육바라밀 중 보시를 제일로 치는 것 같습니다.

또한 불의경에서도 계절에 따른 부처님의 음식물 섭취법이 자세히 나와 있는데 봄에는 떫고 뜨겁고 매운 것을 먹고, 여름에는 기름기 있는 것과 뜨거운 것, 짠 것, 신 것을 먹으며, 가을에는 차갑고 달고 기름기 있는 것을 겨울에는 시고 떫고 기름기 있으며 단 것을 먹는다. 이 사계절에 맞춰 약이나 음식을 취하고 혹은 이러한 맛에 따르면 병이 걸리지 않을지니라. 식후의 병은 기름기에 의하여 소화시는 열에 의하여 소화 후는 풍에 의하여 생긴다. 고로 때에 따라 병을 알아야 할지니라. 이미 병의 근원을 안 후에는 병에 따라서 약을 쓸 것이며, 설령 병을 앓는다 하더라도 우선 그 근원을 치료해야 할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누구나 한 번에서 여러 번 아파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병들고 힘든 사람이 많습니다. 병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픈 사람을 간호하는 것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한 철에 한 번 포살할 때도 나오는 말이지만 여기서 다시 한 번 새겨 보겠습니다. 범망경에서는『만일 불자가 질병을 가진 사람을 보게 되면 늘 정성껏 공양하기를 부처님 대하듯이 할지어다. 팔복전 중 간병복전이 으뜸가는 복전이니, 만일 부모, 스승, 승려, 제자, 신체 장애자, 백 가지 병고에 신음하는 것을 보게 되면 모름지기 공양하도록 할지어다. 더구나 보살은 귀찮은 마음을 가지고 간병해서는 안되느니라. 승방 안에서나 성읍, 광야, 숲 속이나 거리에서 병자을 보고 구제하지 않으면 경구죄를 범하게 되느니라』 하셨습니다. 자비와 평온한 마음을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혹시 나의 손길이 필요한 도반은 없는지…

지나치게 억누르거나 참으면 마음이나 신체에 부작용을 초래 할 수가 있습니다. 힘이 들면 쉬어주는 것이 당연한데 자신이 그 일에 무능하다거나 지쳤다거나 업이 너무 많다라는 생각으로 지나치게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몸을 받아 이 생을 살아가면서 업과 무명으로 덮힌 우리가 어찌 병이 없기를 바라겠습니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보왕삼매론에서도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나니라』라고 했듯이 병이 생기게 되면 그 원인이 어디서 왔는지 한 번쯤은 깊이 생각하여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한 법문은 저 혼자의 독단적인 생각을 말한 것이 아니고 여러 경전과 「마음을 다스리는 글」 그리고 학지사의 「성격이 건강을 좌우한다」, 정신문화사의 「읽으면서 치유한다」등 다수의 자료를 토대로 말씀 드렸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도서실에 기증 할 것이니 참고하여 주십시오.

성불하십시오.


twitter facebook
댓글 (0)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