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화 - 사집과 원민

가람지기 | 2017.04.19 12:53 | 조회 1736

有人來害(유인래해)어든 當自攝心(당자섭심)하야 勿生嗔恨(물생진한)하라. 一念嗔心起(일념진심기)하면 百萬障門開(백만장문개)니라. - 만약 어떤 사람이 와서 나를 해롭게 하거든 마땅히 마음을 거두어 성내거나 원망하지 말라. 한 생각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백가지 장애의 문이 열린다.”오늘의 법문을 위해 선가귀감을 글을 빌려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에 대해 차례법문을 하게 된 사집반 원민입니다. 때로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성내어 온종일 마음 어지럽히는 일이 있습니다. 저는 부끄러운 말이지만 별일도 아닌 사소한 일에 왜 그리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지 모든 경계에 부딪칠 때마다 얼굴에 그대로 다 들어나 후회할 때가 많습니다. 항상 상대방의 의견이 나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 버리면 되는데 조그마한 자존심과 나에 대한 집착 때문에 화를 내고 맙니다. 어떤 때는 상대방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 화가 치밀기도 합니다. 이때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자신의 화를 세심하게 살펴보고 대처해야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버럭 화를 내고 바로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 조금만 더 참을걸!” 하면서 말입니다. 화를 내면 도움 되는 것은 별로 없고 오히려 상대방과의 관계만을 악화시키게 되고 상황만 더 복잡하게 만들어 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속은 돌아보려 하지 않고, 화가 치밀어 오른 상태에서 섣불리 말하거나 행동하게 됩니다. 또는 나를 화나게 한 상대방에게 앙갚음을 하려고 계속 상대방과 입씨름을 하거나, 그 앙갚음마저도 제때 하지 못하고 상황이 지난 경우 임에도, 끝내 복수의 마음을 거두지 못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거나 그 마저도 하지 못하면 속앓이를 하다가 홧병이나 우울증이 생깁니다. 화는 자기 욕심대로 안 되기에 일어나는 불같은 마음입니다. 이 불같은 화는 자신도 태우고 다른 사람도 태어 버립니다. 嗔心(진심)은 처음에는 짜증에서부터 미움·원망·분노·증오 등의 화나는 감정들입니다. 이 감정들은 워낙 순식간에 욱하고 치밀어 오르는 거라서 통제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화가 났을 때 스스로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따라 자기 몸의 건강도 좌우되는 것입니다. “는 이제 우리가 관심을 갖고 관리해야 할 대상입니다. 무심코 화를 내 버릇하면 우리 몸 구석구석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화가 우리 건강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뇌입니다. 화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화와 뇌의 관계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외부 자극이 주어지고 그것이 위험이나 부담으로 감지될 때, 일차적으로 반응을 보이고 그것을 처리하는 기관이 바로 뇌이기 때문에 화는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을 축소시켜 기억력을 감퇴시키고 우리 몸 전체로 스트레스 호르몬을 뿜어내기 시작 합니다. 두 번째는 심장입니다. 겉으로 표현을 하건 안 하건 속으로라도 적개심을 품었을 때 뇌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호르몬 중에 아나인 아드레날린은 혈압을 치솟게 합니다. 그리고 만성적으로 화 수준이 높은 사람은 이러한 고혈압이 지속되어 심장마비나 심장 질환에 걸릴 확률도 함께 높아집니다. 세 번째는 위장인데요. 울화가 치밀면 뇌는 피가 위장까지 전달되는 것을 방해하는 아세틸콜린과 세로토닌 같은 신경 전달 물질을 배출하고 그 결과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하게 합니다. 네 번째 눈입니다. 화로인한 스트레스 호르몬의 급증은 뇌의 혈관을 수축시켜 시력 이상을 유발하는데 시야가 흔들리거나 눈부심 현상, 눈 질환으로 인한 편두통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 치아입니다. 분노는 낮 시간이나 혹은 잠잘 때 무의식적으로라도 이를 갈거나 앙다무는 행위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치아의 교합적 문제뿐만이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나 충격으로도 유발된다고 알려진 이갈이는 딱딱한 음식을 씹을 때보다 치아에 10배 이상의 무리를 주어 얼굴이나 턱관절이 손상될 수 있고 심지어는 치아를 부러뜨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마지막은 우리 스님들에게 가장 취약한 면역 체계입니다. 만성적인 화는 면역 체계 기능을 저하시켜 우리 몸이 질병에 쉽게 노출되도록 하는데 작게는 감기에서부터 크게는 암까지 유발 합니다. 옛 부터 마음의 조절이 병을 치료하는 우수한 약이라고 보았는데, "행동이 넓고 마음이 온화한 것이 약()이고, 마음이 안정되고 뜻이 굳은 것이 약이며, 분노와 한을 자제하는 것이 약이고, 사려를 푸는 것이 약이며, 사욕이 없고 마음이 편안한 것이 약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렇듯 특별히 무언가 노력하지 않아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의 근본은 마음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성내는 것도 마음에서 일어나고, 기뻐하는 것도 마음 안에서 일어납니다. 마음을 잘 조절하려면 마음이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꿰뚫어 보아야 합니다. 남이 싫은 소리를 하면 우리 마음은 짜증을 내던지 성을 냅니다. 그 짜증을 내는 마음을 안으로 지켜보고 있으면 금방 사라집니다. 성내는 마음이나 짜증내는 마음이 항상 계속 있는 마음이 아닙니다.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무상(無常)한 마음입니다. 무상한 마음에 얽매이는 것이 문제입니다. 얽매이면 그것이 병이 됩니다.그것을 놓아버려야 합니다. 성내고 화가 난 일이 있어도 그 화난 마음을 가만히 드려다 보면 금방 사라지는 마음 작용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화를 툭툭 털어내지 못합니다. 화를 들여다보기에 실패하면 수행자답게 마음을 좀 돌려보면 어떨까요? 만약 나를 화나게 만들고자 남이 불쾌한 행위를 했다면 무엇 때문에 그대는 화를 내어 남의 소원을 만족시켜주려 하는가? 오온의 법들은 순간적인 것이라 이미 없어져 버렸거늘 지금 그대는 누구에게 화를 내는가? 그대의 존재가 바로 고통의 원인이거늘 무엇 때문에 그에게 화를 내는가? 하고 스스로 반문해 보십시오. 초발심자경문에 소가 물을 먹으면 우유가 되고 뱀이 물을 먹으면 독이 된다.”란 말도 있습니다.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연습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화가 날 때에 제일 좋은 수행방법은 명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날 때 가장먼저 챙길 것은 호흡입니다. 들숨에 감사하고 날숨에 사랑을 품으면 화는 저절로 사라질 것입니다. 부처님 말씀 중에 대중스님들도 너무나 잘 아시는 화의 관련된 좋은 말씀이 있습니다. 중국 화엄종의 무착선사에게 균제동자가 들려준 문수보살님의 노래입니다.

面上無嗔供養具 (면상무진공양구) : 얼굴에 성내는 모습이 없는 것이 공양구이고

口裏無嗔吐妙香 (구리무진토묘향) : 입속에 성내는 말이 없는 것이 묘한 향이며

心裏無嗔是珍寶 (심리무진시진보) : 마음속에 성냄이 없는 것이 이 보배요

無垢無染是眞常 (무구무염시진상) : 때 묻지 않고 물들지 않는 것이 참된 항상함일세

지금까지 많이 부족한 저희 법문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중스님들 모두 빠짐없이 열심히 수행정진 하시여 꼭 성불하시길 부처님 전에 발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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