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아미타 염불 수행 - 화엄반 덕현

최고관리자 | 2016.01.26 15:33 | 조회 3246

<아미타 염불 수행>

 

화엄반 덕현

 

 

화엄반 덕현입니다.

적정寂靜의 새벽 쇳송. 법당에 울려퍼지는 쇳송과 함께 시방삼세 불보살님, 일체 중생들을 깨우는 게송을 정성스럽게 읊조립니다.

 

阿彌陀佛在何方 아미타불재하방, 着得心頭切莫忘 착득심두절막망

念到念窮無念處 염도념궁무념처, 六門常放紫金光 육문상방자금광 나무아미타불

 

전 유심히도 아미타불을 떠올리면 어느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아미타불과의 간절한 인연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극락왕생을 발원한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미타불 염불 수행이란 주제로 차례법문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내 주위 친지나 가까운 스님들의 임종을 지켜보기도 하고, 나 또한 언제 죽음을 겪게 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살아갑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망상을 쫓아내는 데는 극락세계를 의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저는 10년 전,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병원에서 24시간의 사투를 벌였습니다. 결국 가족들은 마지막으로 뇌사에 빠진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수술을 시도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의사들이 수술실을 나오며 말했습니다. 이런 환자는 처음봅니다. 스스로 호흡을 멈추려합니다.”

평소에 아버지는 당신이 식물인간이 되거든 미련 없이 산소호흡기를 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유언이 될 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긴박감이 감도는 수술실 앞. 임종 직전 아버지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이 모든 상황에 당혹스럽고 두려웠습니다. 임종염불은 어림도 없습니다. 제 주위 친지들은 멀찌감치 서서 눈물만 찍어냈고, 전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당신의 마지막 가시는 길이 너무도 허무하여 정신을 차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안되겠다. 아미타불을 모셔야겠다!” 합장을 하고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간절히 염했습니다. 혼잡한 병원에서 일념염불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병원 측에서는 심장박동이 멈춘 환자를 가만히 두지 않았습니다.

 

대중스님들. 만약 이와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호흡이 끊어져가는 순간에도 이근은 제일 마지막까지 남는다고 합니다. 평소 부처님 명호를 염하는 습관이 있어야만 임종 환자를 극락왕생토록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생전에 수많은 업장을 지었다고 해도 죽을 때 간절한 마음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열 번만 부르면 극락세계에 태어난다고 합니다.

 

수많은 용상 대덕들은 염불 수행이 오늘날과 같은 오탁악세에 가장 간단하고 힘 있는 실천법이라 했습니다. 또한 한마음으로 아미타불을 부르면 왕생할 수 있다는 가르침은 정토삼부경을 비롯해 화엄경(보현행원품,입법계품), 법화경, 능엄경, 반주경 같은 많은 대승경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 평소에 우리가 다른 불보살님 명호는 그냥 부르면서 아미타불은 왜 나무아미타불이라고 부르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염불선으로 으뜸가는 청화스님은 아미타불이란 한분의 부처님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요. 실로 온 우주법계 상주불멸하는 대 생명의 그 자체이며, 법신, 보신, 화신의 삼신을 수용한 일체불의 보체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무 아미타불이라고 한 이유는 무량한 생명, 무량한 광명의 본질, (근본 진리)에 목숨 바쳐 돌아간다는 뜻으로 여겨집니다. 전 염불이 하근기의 수행법이라는 생각을 접고, 시방삼세 모든 불보살님들이 증명한 아미타불의 대 원력을 믿고 극락세계에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그후 아버지 49재를 모시던 극락전에서 새벽마다 아미타경을 독송하기 시작했습니다.

 

선남자 선여인이 아미타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하루나 이틀 혹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아미타불의 명호을 염하되 조금도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으면 그가 임종할 때에 아미타불이 여러 거룩한 분들과 함께 그 사람 앞에 나타나실 것이다. 그가 목숨을 마칠 때에 마음이 뒤바뀌지 않고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에 왕생하게 될 것이다.”

 

전 이 구절을 보자 비로소 마음에 안정을 찾게 되었습니다. 극락세계는 곧 시공을 초월한 진실한 세계이며, ‘혜안’ ‘불안으로 보이는 유심정토입니다. 그리고 아미타불 염불은 이 사바세계에서 진실한 자신으로 눈 뜨기 위한 간절한 수행법입니다.

 

우리가 고통스럽게 숨을 몰아쉬다 끊어지는 찰나에 과연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허둥대며 두려움에만 떤다면 바로 ‘3직행버스를 타는 거겠지요. 이 사바세계에서 서방정토로 환승하려면 나무아미타불염불 티켓이 필요합니다. 극락길을 환히 밝혀줄 광명은 스스로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을 깨닫는다면 티켓 또한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모든 대중스님이 지금, 여기서 원아결정생안양, 원아속견아미타 할 것을 발원합니다. 여러분 염불합시다.


twitter facebook
댓글 (0)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