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열반_지석스님

최고관리자 | 2012.11.21 15:01 | 조회 3494



열반

지석/대교과  

오색의 휘장. 흰 연꽃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행렬. 석가모니불 울려 퍼지는 엄숙하고 목메이는 소리. 스님 불 들어 갑니다. 어서나오십시오. 활활타오르는 불길. 아직도 살아계신듯. 사바를 떠난것이 믿기지 않는듯. 곧 현현 하시어 나투시기를 바라는 중생의 서원.. 한 선사의 다비식. 그리고 쿠시나가라. 세수 80세가되신 부처님. 이월 보름 한쌍의 사라나무 사의에 머리가 북쪽이 되도록 침상을 준비케 하시고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발을 포개 단정히 모로 누우시고는 곧 반열반에 드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열반이라는 주제로 차례법문을 하게 된 화엄반 지석입니다.

본디 열반이란 타고 있는 번뇌의 불길이 꺼지는 깨달음의 경지를 말하지만 깨달음을 얻은 수행자가 그 육체도 멸하여 떠나버리는 것을 열반에 든다. 또한 입멸이라 합니다. 그러나 만일 부처님께서 불멸의 어떤 존재로 숭배의 대상으로 사람이 아닌 신의 존재로 세상에 나투셨다면. 우리는 부처님 처럼 부처님과 같이 범부의 몸으로 성인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어디서 찾아야 하겠습니까? 색신으로 저희에게 나투시어 한나라의 왕자가 되시고 부귀영화 다 버리시여 출가하여 스스로 깨달음을 얻으시고 법을 설파하시고 중생을 교화하고 끝내 몸소 열반을 보이심으로써 ‘그대들도 나와 같이 수행정진 하면 인간의 몸으로 대도를 이룰 수 있으며 열반을 성취할수 있느니라’ 하는 그어떤 가르침 보다 큰 무언의 법문을 남겨주신. 부처님과 역대조사.

저희들이 예불 모시는 대웅보전 상단밑을 보면 팔상성도의 목각탱화를 볼 수 있습니다. 그중 8번째 쌍림열반상의 새김을 보면 누워계신 부처님 주위로 보살님을 비롯하여 어떤제자는 미소짓고 어떤제자는 담담하며 또 어떤 제자는 통곡을 하듯 주저 앉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장님이지만 천안을 지닌 아루눗다 존자는 부처님의 열반을 두고 이런 게송을 읊었습니다. 고매한마음 동요없이 성자께서 마지막 때를 마무리 하시니 등불 사라저 가듯 반열반으로 해탈 하셨네. 이렇게 부처님 열반의 뜻을 바로 증득한이는 안락하며 그러하지 못한이는 슬픔과 고통을 다할 수 없으니 이는 무슨 까닭이겠습니까.

지금 이러한 이야기가 우리들에겐 부처님 당신이 겪었던 이야기로 부처님 이시기전 한 인간이 이루어 냈던 완전한 열반의 이상적인 모습으로 보여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생일대에 죽음이라는 문제가 당장 제앞으로 다가와 누군가를 잃은 고통과 괴로움보다 상상도 할 수 없는 감정이 자신을 조여온다면.....그져 덤덤히, 초연히 바라만 볼 수 있을까요.

부처님께서 출가 전 사문유관을 하시며 병듦과 늙음과 시신의 모습을 보고 세상일이 다 그렇다며 남일 처럼 지나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들도 또한 나도 인간이라면 겪어야 할 당연한 문제를 뼈아픈 무상함과 고통에대한 스스로의 통철한 인식으로부터의 시작이 부처님을 대 열반으로 이끈것입니다.

세상에 생한것이 멸하지 않는 것이 없듯 부처도 조사도 선지식도 도반도 그리고 나 자신도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가 다아는 세상의 이치라고만 넘겨왔던 그 순간에 너무나 무섭고 어떻게든 삶을 놓고싶지 않다면 아니 될 것입니다. 옛 선사들처럼 앉아서 좌탈을 하거나 서서 입탈을 하거나하는 등의 묘력은 없더라도 눈을 감는 그 순간에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한 생각 놓치지 않을 수 있다면 그 무엇보다 한생을 잘 머물다간 이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육신을 떠나는 그날까지 오롯이 마음을갈고 닦아야 하겠습니다.

나이가 적든 많든 몸이 아파서, 죄를 많이지서, 여자라서등 그어떠한 이유로 다음 생에 성불을 미루셨다면 부처님과 조사스님들께서 인신의 열반으로 보이신 뜻과 생의 덫없음과 무상함을 되새기시어 간절히 또 간절히 정진 하시기를 발원 합니다.

비록제가 감히 대중스님 들께 이렇게 법문을 하기엔 참으로 부족한 자신이지만 이러한 자리를 빌어 남보다 제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부처님과 같이 참 나가 되기 위하여 참된 나를 찾기위하여 그렇게 여러분과 함께 정진하는 법우가 되기를 발원 합니다.

 대중스님 여러분 부디 이 사바에서 금생에 받은 이몸으로 정진 또 정진하시여 한분도 빠짐없이 대 열반을 성취하시기를 두손모아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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