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서원-사집과 범덕

가람지기 | 2021.07.26 06:47 | 조회 627

서원

범덕/사집과

 

안녕하십니까?

사집반 범덕 입니다.

서원이란 주제로 차례법문을 시작 해 보겠습니다.

 

운문사에 생활은 긴장해지지 않을 수가 없고 걸림을 잠재우려면 바깥이 아니라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볼 줄 알아야 했습니다. 출가의 삶도 나름의 어려움이 있고 공부에 걸림도 생기기 나름이지만 출가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짐을 한 번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던 저로써는 운문사의 재입학은 시절인연이었습니다.

인욕하는 힘이 강해지고 스스로 다스리는 능력도 마음이 유연해지면서 저와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좀 더 느긋이 받아들이게 된 것은 출가와 수행이 가져온 변화였습니다.

 

치문 일 년은 바깥을 따라가지 않고 내면의 진정한 걸림이 무엇인가를 관조 해 볼 줄 알아야 했습니다. 인과의 법칙을 믿고 저에게 찾아올 일은 아무리 피하려 해도 오기

마련이고 오지 않을 일은 결코 찾아들지 않는다는 확신만으로는 운문사 생활에 걸림과 긴장감에서 벗어 날 수 없었습니다.

반야심경에 심무가애 무유공포확신이 있으면 마음에 걸릴 것이 없고 걸림이 없으면 두려울 까닭이 없다고 했는데 다시 돌아온 운문사는 내면의 여행이라 생각하고 익숙한 것에 머무르지 않고 어설프게 안주하기를 거부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다양하고 서로 다른 수행자들 속에서 서로 모난 부분을 탁마 해 가는 과정은 힘겹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운문사의 하루하루 생활에서 온갖 마음의 걸림이 생겨났고 그 걸림을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하고 분노가 발생하는 운문사 생활을 논리적으로가 아닌 수행자의 첫 발자국이 되었습니다.

지금 여기서 다시 한 번 소리 내어 말해 봅니다.

 

정당한 분노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회광반조 해 보면서 마음에 응어리들이 녹아내렸다고 끝이 나는 것은 아님을 정진 또 정진을 거듭할수록 한 걸음 한 걸음 향상하는 운문사 학인 되는 과정을 배우고 익히면서 얼굴 찡그릴 일은 줄어들고 웃을 수 있는 하루 하루를 마주하면서 운문인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나이는 달라도 서로 의지하고 힘이 돼 주는 도반스님들과 정진하고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공유하는 것은 치문으로써 일 년을 함께 했기에 느낄 수 있는 변화였습니다.

 

쇳송을 할 때 쇳소리에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머리에서 아! !하는 걸림과 긴장감이 일어났습니다. 강 바칠 때 감당 할 수 없는 업장녹아내리는 눈물도 흘려 보았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업장이 느껴졌습니다. 업장! 업장! 업장! 이렇게 일이 있을 때마다 저에겐 나무아미타불이 있음을 생각하고 아미타불에 비추어 해답을 얻고자 해 보았습니다.

제가 만들어낸 걸림 긴장하는 마음 때문에 스스로를 향상 하기는 커녕 날개조차 펼쳐보지 못하는 일상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인 줄 알면서도 마음에 걸리고 긴장하는 이유들로 다가온 석차례, 사물 기타 등등으로 도망을 치는 마음의 걸림은

도반들의 일로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다가온 그 일은 마땅히 제가 감당해야할 일임을 스스로를 다시금 관조하고 부족한 점을 극복하여 행복한수행자로써 나아가야했습니다.

치문 때 보다는 조금 더 잘하는 모습에 기뻐하고 다행이다. 할 줄 알았던 일들은 당연한 것들이었습니다.

이렇듯 안정된 저 보다는 흔들리고 있는 제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주변 환경이 요동 칠 수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에서 자비심이 일어나든 환희심이 일어나든 분노가 일어나든 그냥 가만히 두고 제 삼자로써 수행 해 보았습니다.

 

만다라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완성과 함께 무너진다는 데에 있다는 그 수행을 바로 지금 이 도량에서 해 보겠습니다. 제 모든 노력과 정성은 집착이 되어 모래처럼 쌓여가고 한줌이라도 움켜쥐고 싶지만 금세 손가락사이를 빠져나가고는 일들이 헛되고 환과 같은 줄 알면 만다라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일러줍니다.

 

뭐든 잘하고 싶을 때 마음에서부터 움켜쥐고 놓고 싶지 않을 때 지금하는 생활들이 집착이라 여겨 질 때면 만다라를 떠올리게 됩니다. 형성된 것들은 소멸하기 마련인 법이라도 방일하지 않고 해야 할 바를 수행 정진 하겠습니다.

서장에서 배우는 내용 중 대서원을 발원 해 보겠습니다.

 

이 마음이 견고하여 영원히 물러나 잃어버리지 않고

모든 부처님의 가피를 의지하여 선지식을 만나

한 마디의 말씀 아래에 문득 생사를 잊고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깨쳐 증득하여

부처님의 혜명을 이어서 모든 부처님의 헤아릴 수 없는

은혜를 갚게 하여 주십시오 라고 하라

만약 이와 같이 오래오래 하면 깨닫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대중스님들 모두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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