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강원 내 육바라밀의 실천적 적용-사교반 진정

가람지기 | 2025.08.01 22:00 | 조회 108

 

안녕하십니까? ‘강원 내 육바라밀의 실천적 적용이라는 주제로 차례법문을 맡게 된 사교반 진정입니다. 행주좌와 어묵동정. 우리가 걷거나() 머물고() 앉아있거나() 눕거나() 또 말하고() 침묵하고() 움직이고() 조용히 있는() 일상의 모든 순간순간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불교에서는 살아 숨쉬는 모든 일상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수행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얼마나 수행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는가요? 부처님께서는 생사 윤회의 고통을 벗어나 영원한 자유와 행복을 얻기 위해 출가하셨습니다. 우리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생사의 윤회를 끊기 위해 출가했습니다. 청정한 지혜로 윤회를 끊기 위해서는 수행을 통해 스스로를 닦아 나아가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저는 불교의 여러 수행 중에서 육바라밀 수행을 통해 현재의 강원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첫 번째 육바라밀은 보시바라밀입니다. 보시바라밀은 아무런 조건 없이 베푸는 것으로 재보시, 법보시, 무외시가 있습니다. 강원에서 재보시로는 반에 필요한 물건 사기, 대중스님들에게 음식 공양 올리기가 있습니다. 법보시로는 강원 생활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도반 스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그러한 고민에 해당하는 부처님의 법을 전해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무외시로는 강원에 있는 스님들을 지속적으로 도움으로써 평안을 제공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습의사항을 친절히 알려주거나 지대방을 깨끗이 정돈함으로써 도반스님들의 마음에 안정을 주는 일이 해당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계율을 지키는 지계바라밀입니다. 우리는 계율을 지킴으로써 오랜 세월의 습기를 버리고 청정한 계체를 얻을 수 있으며 수행 중에 흔들리거나 후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무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 옳고 그름의 준거로 삼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금지규정을 지킨다는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자기 관리의 능동적 실천으로 계를 지키거나 계율에 맞지 않는 자신의 그릇됨을 고치는 방편으로도 계를 지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계의 궁극적인 목적은 깨달음에 장애가 되는 것을 그치고 유익한 행위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번째로는 참아내는 인욕바라밀입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길고 긴 과정을 위해 참을성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인욕하기 위해서는 인욕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 인욕한 후에도 참았던 일들이 뒤늦게 생각나 다시 한번 화나는 일들이 많았는데요 이런 경우 참아냄으로 얻은 공덕을 회향하며 나를 괴롭히는 감정을 버리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화나는 순간부터 이후까지는 계속된 알아차림으로 감정들이 쌓이지 않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여러 부딪힘 속에서 인욕을 한다는 것은 내 마음의 상태나 감정을 안정적으로 만들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평안을 주며 서로가 수행에 정진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선행을 쌓아가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네번째는 정진바라밀입니다. 강원에서는 자신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것도 정진바라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계속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선 소임을 소홀히 하거나 회피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해야할 소임을 하지 않음으로써 원망의 마음이나 화가 난 마음을 드러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상황을 이겨내며 정진하는 것을 멈춰서는 일이 되고 다른 도반 스님을 방해하므로 타인의 정진바라밀을 막아서는 일도 됩니다. 수행자로서 내 의무를 다하지 않고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의 업연을 지어선 안될 것입니다. 회사에서 일하지 않으면 상사에게 미움을 받듯 사찰에서도 소임에 정진하지 않으면 함께 지내는 스님들의 마음을 떠나가게 하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다섯번째로 선정바라밀을 위한 일은 소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주변의 환경을 정돈하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환경적인 부분과 심리적인 부분으로 살펴본다면 환경적인 부분으로 주변에 나를 신경 쓰게 만드는 요인들을 최소화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강원내에서 정치, 사회, 경제, 직장, 이웃 등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정해진 일만 하거나 내가 가진 짐을 줄이는 방법 등으로 환경을 정돈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인 방법으로는 염불을 외우거나 절을 하거나 사경을 쓰거나 도량을 청소하는 일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마음의 청정행을 닦아 나아가는 것입니다. 강원생활 속에서 마음 속 번뇌 망상을 정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 여섯번째로 지혜바라밀입니다. 지혜바라밀은 앞서 설명한 다섯가지 바라밀의 밑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들어 각 바라밀에 맞는 적절한 행동인지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혜로워지기 위해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지혜로운 행동에서 멀어질 수 있습니다. 마치 불면증 환자가 애를쓰면 애쓸수록 더욱 잠이 오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오히려 잠자려는 생각을 놓아야 잠이 들 수 있지요. 지혜바라밀도 이와같이 지혜를 얻겠다는 집착을 버려야 합니다. 내가 맡은 바 소임을 해내고 운력을 하고 도반스님들과 협력하거나 갈등을 겪으면서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행동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알아차리는 선을 행하다 보면 지혜가 자라날 것입니다.

 

이상으로 강원 생활에서 육바라밀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하여 알아보았는데요 불도를 얻기 위해 거쳐야 하는 사미니/식차마나니 과정속에서 계를 지키며 보시하고 인욕하며 정진하다보면 선정에 들어 지혜를 계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육바라밀 수행을 통해 조금이나마 깨달음의 길에 다가가길 발원합니다. 이상으로 제가 좋아하는 쇳송의 한구절을 암송하며 차례법문을 마치겠습니다. 이 공부 처음부터 영원한 고행의 길, 고행이 두려우면 어느때에 성불하리 나무아미타불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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