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내가 빛나는 별입니다-화엄반 덕유

가람지기 | 2025.08.01 22:01 | 조회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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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화엄반 덕유입니다.

저는 유학박람회에 모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너도 빛나는 별이 될 수 있어'라는 주제로 법문을 하겠습니다.

여러분 무슨 꿈을 가지고 해외로 가십니까? 한국을 벗어나서 다른 세계를 보고 배우기 위해서, 아니면 나를 돌아보고 싶은 시간을 갖기 위해서, 혹은 다른 학생들도 다녀왔는데 나도 가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유학을 선택하기도 하시는 것은 아닐까요? 유학의 목적에 대해서 스스로 충분히 확인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편안한 집과 가족, 친구 등 익숙한 환경을 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뒤로 하고 유학을 간다면 독립성, 자율성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될 수 있습니다. 보통 학생들이 유학을 두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새로운 환경이 주어졌을 때 내가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스스로 낯선 환경에 자신을 내던짐으로써 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갓 상경한 학생들은 서울의 모든 것이 신기하듯이 다른 나라에서의 경험은그보다 더 큰 경험을 선사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모든 것을 내가 스스로 결정을 해야 하고 그에 따른 무게 또한 스스로 견뎌내야 하는 고단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별처럼 여러분의 인생도 빛나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드리고 싶어서 이 자리에 왔습니다.

저는 10년 전에 대만에서 유학 생활을 하였습니다. 한국어 번역 혹은 통역일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고, 지금은 저의 행복을 찾아 헤매다가 출가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K-열풍이 불어서 많은 분들이 한국인을 반겨주시는 시기이지만, 처음에는 아무 연고도 없이 학교 신청, 비자 문제, 현지에 적응하는 부분까지 스스로가 헤쳐나가야 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심적으로는 힘이 든 시기도 지나왔습니다. 마치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개학을 한 후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목에 5층 높이에 있던 아주 큰 간판이 제가 지나간 후 바로 떨어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다치지 않았고, 지나가던 행인들도 다친 이 없이 무사했습니다. 그 때, 마침 옆을 지나가던 어느 스님이 저의 손을 잡으시고 나무아미타불, 많이 놀라셨죠,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봐 주셨습니다. 그 따뜻한 관심 한 마디에 저는 대만에 온 후 처음으로 목놓아 울었습니다.

그 스님께서는 제게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셨는데 그것이 바로 <사십이장경>에 설해져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부처님이 한 사문에게 물었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 사이에 있는가?”

며칠 사이에 있습니다.”

그대는 도를 모르는구나.”

부처님께서는 다시 다른 사문에게 물었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 사이에 있는가?”

, 밥 한 끼 먹는 사이에 있습니다.”

그대도 도를 모르는구나.”

세 번째로 다른 사문에게 물었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 사이에 있는가?”

, 숨 한 번 쉬는 호흡지간에 있습니다.”

장하다, 그대는 도를 바로 알았구나.”

낯선 이국의 땅에서 홀로 유학 생활을 하던 중 죽음이 코 앞을 스쳐지나간 경험을 하게 된 저는 이러한 법문을 듣고 부처님께서는 정말 위대하신 분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연기법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기설법으로 모든 중생들을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 주시니, 맹구우목의 비유처럼 귀한 불법을 만난 인연에 환희심이 났습니다.

우리는 모두 삶 속에서 스스로가 빛나기를 바랍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들은 불성을 지니고 있지만 단지 무명에 가려져서 볼 수가 없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화엄경에는 심여공화사心如工畵師 능화제세간能畵諸世間 오온실종생五蘊實從生 무법이불조無法而不造 마음은 마치 그림 그리는 화가와 같아서 능히 모든 세간을 그린다네. 오온이 모두 마음으로부터 나온 것이니 그 무엇도 만들어 내지 않는 것이 없다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즉 모든 것은 나의 마음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겉으로는 평화를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그 안에 불안과 짜증을 품고 있다면, 삶은 그러한 감정이 그대로 반영이 되어서 그대로 받는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나도 모르게 어떤 이야기만 나오면 과민반응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지금 내가 어느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심적으로 묶여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다른 사람 탓을 하고 내 분노를 그 사람에게로 향하는 대신, 왜 나는 항상 이 이야기만 나오면 이런 분노와 두려움으로 가득한 반응을 보이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예를 들어 이 이야기와 관련된 어떤 일에 대해 내가 과거에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이 있나요? 내 잘못이 아닌데도 여전히 자기 자신을 비난하고 있나요? 잠시 동안은 그것을 억누를 수 있다고 해도 눌러놓은 에너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따뜻한 자비로운 마음으로 그 예전 일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안전하고 수용적인 환경에서 눌러 놓았던 감정들을 표현할 때, 우리는 그 과거의 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우리 몸 안에 얼어 있는 그 미해결된 에너지가 녹아 표현되기 전까지, 그 이야기와 관련된 두려움은 계속해서 우리를 가두어 놓을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나처럼 생각하게 하고 내가 남처럼 생각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경전에서 설하신 것처럼 사람 목숨이 숨 한 번 쉬는 순간에 달려 있는데 무엇을 가지고 나라고 고집할 것이며, 무엇에 얽매여 살아갈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러니 부디 여러분들도 남보다는 온전히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인생의 목표를 찾아서 열심히 도닥거려주시고, 어깨에 손을 올려서 본인에게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요, 고맙습니다.”라고 한 번 해 보세요. 여러분의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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