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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학들, 법문집·서간집·평전 봉정-현대불교신문

가람지기 | 2012.06.29 20:25 | 조회 4687

'0.1mm' 명성 스님께 드리는 찬가
후학들, 법문집·서간집·평전 봉정
2010년 10월 05일 (화) 21:00:00 이은정 기자 soej84@buddhapia.com


10월 4일 경북 청도 운문사. 특별한 만남의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 비구니 교육의 산증인로 불리는 전국비구니회장이자, 운문승가대학 대학원장인 명성 스님과 그의 제자들을 함께 만나는 자리였다.

세수 80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명성 스님은 강직하고 곧은 인상이었다. 하지만 스님은 기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취재원이었다.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스님의 대답은 항상 간결했다.

스님은 제자들에게 있어 ‘0.1㎜’로 통한다. 완벽하고 깐깐한 스님의 성격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은광 스님은 “운문사에는 문이 아주 많아 문풍지 바르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힘들게 문풍지를 다 발라놓으면 스님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문풍지를 다시 바르라고 하십니다. 방안의 100명 사람들이 삐뚤어진 문을 보면 마음 또한 삐뚤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명성 스님은 항상 “작은 일을 소홀하게 하는 사람은 큰일을 할 수가 없다”고 강조한다. 이런 스님의 성격 덕분에 운문사내에는 담장을 쌓고, 꽃을 기르는 것 까지 스님의 손길이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명성 스님이 운문사에 주석한 지도 올해로 40년 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명성 스님의 후학들은 스님의 법문집 <卽事而眞-매사에 진실하라>, 서간집 <꽃의 웃음처럼 새의 눈물처럼>, 평전 <후박꽃 향기> 등을 출간했다.

이번 책 출간에 대해 은광 스님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한국만큼의 비구니 구조를 갖은 나라가 없다. 그래서 세계 여러 불교단체들이 한국 비구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비구니 사상이나 자료들이 전무한 상태여서 항상 이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대표 비구니인 명성 스님에 관한 저서를 발간해야겠다고 여러 스님들이 뜻을 합친 것”이라고 말했다.

명성 스님은 1970년 동국대 교수직을 뿌리치고 운문사로 내려와 현재 운문사를 한국을 대표하는 비구니도량을 일궈냈다. 당시 비구니 최초로 교수가 될 수 있었던 기회를 버리고, 운문사에서 많은 비구니 스님들은 교육시키며 생의 반이 40년을 보냈다.

운문사 승가학원 강사로 취임했던 스님은, 1977년부터 운문사 주지겸 학장을 재임하며, 1700여 명의 비구니 제자와 13명의 전강제자를 배출하면서 비구니 수행과 교육에 헌신했다. 또한 40여 동의 이르는 전각과 요사채를 신축·증축·보수하는 등 운문사를 일신시켜 운문승가대학을 전국 최대 규모, 세계 최고 수준의 비구니교육기관으로 발전시켰다.

40년 전 명성 스님이 동국대 교수직을 포기하고 운문사에 내려올 당시, 동국대 김동하 박사는 “시골에서 공부하는 것은 서울에서 낮잠 자는 것과 같다”고 말하며, 스님이 운문사로 내려가는 것을 극구 반대했다. 하지만 스님은 “운문사가 바로 자신이 있을 곳”이라고 단호히 말하며 비구니 교육에 힘쓰기 시작했다.

명성 스님은“‘물물각득기소(物物各得其所)’라는 말이있다. 물건이 각자의 위치에 있어야하듯, 사람도 각자의 위치에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님은 항상 제자들에게 “모든 크고 작은일에 입각해서 진실하라”고 강조한다. 이어 스님은 “수도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바로 그 장소가 수도장이라 생각하면 모든 가정과 국가, 세계가 평화로울 것”이라며 “<우마경>에는 ‘청정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도량’이라는 말이 있다. 그것이 7보를 가지고 탑을 쌓는 것 보다 더 수성한 것”이라며 모든 이들이 이런 청정한 마음으로 살아갈 것을 당부했다.


■명성 스님의 삶의 향기가 담긴 책

세 권의 책은 그 동안 명성 스님이 이룬 업적과 가르침, 삶의 향기를 느끼게 하는 책이다. 책은 법문지, 서간집, 평전으로 구성돼 있으며 성실, 진실, 자비, 공심, 솔선수범하는 명성 스님을 만나게 한다.



#법문집-卽事而眞-매사에 진실하라
법문집은 한 평생 청정한 계율과 공심으로 진실하게 살아온 명성 스님의 법문이 담겨 있다. 경쟁지상주의 사회, 지도급 인사들의 반칙과 편법이 난무하고 진실이 무너져 우리를 슬프게 하는 이때 “매사에 진실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스님의 법문은 가슴을 적신다.
28의 나이에 종정 스님을 비롯한 동산 스님, 청담 스님, 일타 스님 등 당대 최고 스님들을 모신 조계사 법당에서 <법화경>의 회통법문을 한 것은 명성 스님의 유명한 법문 중 하나로 남아 있다.
卽事而眞-매사에 진실하라|명성 지음|불광출판사 펴냄|1만8000원




#서간집-꽃의 웃음처럼 새의 눈물처럼
서간집은 수많은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 명성 스님에게 보내온 편지를 목아 엮은 책이다. 책은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명성 스님에게 보내온 편지 중 148편을 가려 뽑아 엮었다. 운문승가대학 졸업생과 학인들, 스님, 수녀님, 신부님, 목사님, 불자, 일반인 등 명성 스님과 제자, 스승, 도반으로 인연한 분들의 진솔한 편지글을 통해 명성 스님의 삶과 철학,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다. 특히 성능, 운허, 광덕, 숭산, 법정 스님 등이 보내온 편지들은 감동을 더한다.
꽃의 웃음처럼 새의 눈물처럼|명성 지음|불광출판사 펴냄|1만8000원




#평전-후박꽃 향기
책은 현대 심리학으로 풀어본 유식삼십송, 대승기신론 등을 집필, 경전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해 온 심리학 박사 서광 스님이 은사인 명성 스님의 생애를 그린 책이다. 저자인 서광 스님이 명성 스님의 삶과 행적을조명한 평전이다.
책은 명성 스님의 법문, 글, 논문, 신문 잡지 기사, 스님에게 온 편지 등의 자료와 스님과 인연을 맺은 수십 명의 사람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명성 스님과의 직접 대화를 통한 생생한 일화를 바탕으로 스님의 수행과 삶을 조명했다.
후박꽃 향기|서광 지음|불광출판사 펴냄|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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