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사로 들어가는 초입길에는 잘 가꾸어진 소나무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 길을 따라 운문사로 들어서면 수백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넓은 그늘을 만들고 나그네를 맞는다. 누가 이 산을 가꾸었을까. 사찰과 스님이 없었다면 이 자연의 멋진 모습을 우리는 감상할 수 있었을까. 지난 20일 청도 운문사를 찾았다. 회주 명성스님의 출판기념행사가 열린 운문사에는 그동안 운문사승가대학을 거쳐 간 200여 명의 스님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책에서 구름속의 큰 별이라고 했는데, 작은 반딧불 같은 존재를 너무 찬사한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그동안 평생을 학인들 지도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남을 가르치고자 하면 자신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했어요. 뛰어난 스승은 말을 하며, 훌륭한 스승은 모범을 보이고, 위대한 스승은 감화를 준다고 했는데, 나는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보잘 것 없는 인생을 드러냈습니다. 부족한 것은 여러분의 삶으로 채워주시기 바랍니다.”
운문사 회주 명성스님은 겸손한 인사말로 출간의 소회를 대중에게 전했다.
소설가 남지심 씨가 쓴 <구름속의 큰별, 명성>은 소설의 형식을 빌린 명성스님의 전기다. 어린 딸을 두고 출가한 아버지 관응스님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출가 인연과 호거산 운문사에 머물면서 이룬 업적을 이야기체로 정리했다. 무엇보다 일제강점기 이후 근현대 비구니 역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도 높다.
[2016년 9월 28일자 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