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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거산 운문사

법문

수행의 전통 (학장스님)

가람지기 | 2005.12.30 15:27 | 조회 2228

학인스님이 물었습니다.

부처님 당시의 수행상황과 오늘날의 시대는 너무나 달라졌는데 지금의 시대에 맞는 수행은 어떤 것이냐고. 다시 말해서 수행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수행전통과 바꾸고 변화시켜야 할 수행전통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기준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행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할 것입니다. 즉 수행이 뭔가? 다시 말해서 왜 수행하며 무엇을 수행하며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를 알면 답은 저절로 해결되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면 왜 수행을 해야 되는지 그 이유부터 생각해 봅시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아마도 성불, 또는 깨달음일 것입니다. 그럼 왜 성불하고 깨달으려고 하는가? 그것은 고통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입니다. 그 고통은 어떤 고통인가 하면 가깝게는 순간순간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고통이고 궁극적으로는 세세생생 윤회하는 고통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깨닫지 못한 중생은 반드시 고통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오직 깨달음만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입니다. 또한 깨달은 자만이 고통하는 중생을 구제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과 이웃을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 깨닫고자 합니다.

이제 고통에서 해방하는 것이 수행의 궁극적 목적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다음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무엇을 수행해야 하는지 살펴봅시다.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고통은 매우 주관적이고 상대적입니다. 왜냐하면 고통하는 것은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몸이 병들어도 종국에 가서 괴로워하고 아파하는 것은 마음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수행해야 할 대상은 마음입니다. 마음을 올바로 이해하고 마음을 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수행의 방법에 관한 문제입니다. 수행의 전통은 수행방법과 관련되어서 발달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수행하는 이유, 수행의 목적과 관련된 것으로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행법이고 둘째는 수행의 내용과 관계된 마음의 본질을 체득해가는 수행방법입니다.

이제 답이 나왔습니다. 어떤 수행전통은 지키고 어떤 수행전통은 버려야 하는지. 나와 상대방의 고통을 여의고 즐거움을 더해주는 전통은 지켜져야 합니다. 지혜를 성장시키고 자비를 키워주는 전통은 지켜져야 합니다. 서로가 마음을 바르게 쓰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풍토는 지켜져야 하며 그렇치 못한 전통은 버려야 합니다. 서로의 성장과 행복을 돕는 것은 선이고 성장과 행복을 방해하는 것은 불선입니다. 권위주의는 불선입니다. 자기입장만 주장하는 것도 불선입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최고의 선은 상호존중입니다.

최상의 전통, 최상의 계율은 자비를 바탕으로 이루어 진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때의 자비는 고통을 올바로 이해한 지혜에서 나온 것이어야 합니다. 마치 삶과 인생을 올바로 이해한 어머니의 사랑이 자녀를 성장시키는 집착없는 진정한 사랑일 수 있듯이 지혜와 자비를 바탕으로 하는 계율과 전통만이 수행자를 성장시키고 깨달음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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