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회보를 아껴 주시는 여러분들의 일상 속에
지금은 어쨌거나 살아 있는데 굳이 삶보다 죽음을 | |
왜냐하면 가까운 날에 우리들은 모두 낡아가는 육신을 떠나 다시금 地水火風의 四大로 돌아가야 하는 필연을 타고났기 때문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최대한 즐겨야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잠깐의 쾌락 뒤에는 어둠과 무지로 가득한 죽음의 터널이 기다라고 있습니다. 세상의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길입니다. 그러므로 죽음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죽음을 인정하고 산다면 오히려 우리들의 삶은 더욱 귀하고 아름다워 지리라 확신합니다.
살아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은 복된 사람일 것입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일은 마치 내생을 위한 보험을 드는 것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죽음의 보험을 넉넉하게 들어둔 사람은 죽음이 결코 공포스러운 것이 아닐 것입니다. 특히 죽은 사람을 위해서 기도한 공덕이 있다면 죽어서는 그들의 환영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백중 기도 때만이라도 죽은 자를 위한 기도를 통해서 타성에 젖어드는 지금의 삶을 돌아보고 더욱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를 법니다. 그런데 죽음을 준비하는 삶이 고귀하고 아름답다고 하는 이유는 죽음의 보험은 참 된 마음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위한 보험은 아상을 버리고 겸허하고 진실된 참마음을 닦음으로써 가능합니다. 죽음의 보험은 미움을 버리고 분노를 지우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삶으로 바꾸어 가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들 가운데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분이 아직도 사람을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안고 있다면 그분의 보험통장은 마아너스가 될 것입니다. 육신에 매인 현생의 보험은 돈을 많이 내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육선을 버리는 내생을 위한 보험은 오직 迷한 영혼을 밝히는 부처님의 바른 법을 닦는 것만이 가능합니다. 진정한 법의 훈련은 찰나마다 아상과 독선에 사로잡힌 거짓된 자기를 죽이며 매순간 새롭게 태어나야 되겠지만 일 년에 단 한 번 백종일 만이라도 우리들의 존재 자체가 한바탕 꿈임을 인식하고 갖가지 얽매임으로부터 잠시나마 해방되는 참된 법의 세계를 맛보기를 바랍니다. 쫓기고 고단한 삶이지만 부디 기도와 참회로써 다시 한 번 마음을 정화하는 큰 가피 입기를 빌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