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법문

수행자의 아름다움

가람지기 | 2008.01.26 09:50 | 조회 3313

현대사회는 무한경쟁의 사회입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남들보다 쉽게 무

언가를 이룬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으로서 대접 받습니다. 특히 한국사회

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들여야만 하는 노력과 방법의 정당성, 절차 등은

무시하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된다’는 가치가 팽배해 있습니다. 그렇

게 성공한 사람들은 그들의 성공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겉으로

드러난 번드레한 결과에 현혹되기 쉽습니다. “나는 이렇게 쉽게 돈을 벌

었다, 나는 이렇게 쉽게 학위를 취득했다.”등등,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보다 時運을 타는 임기응변과 특별한 능력, 행운 등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성공을 신화로 만들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기 마련입니다. 더구나 그것은 진실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많은 경우 그것은 타인의 희생과 거짓을 바탕

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가짜 학력사건에서 보았듯이그런 성공은 참

으로 허망한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수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부처님과 역대조사스님들의 깨달음이라는 결과만 볼 뿐, 깨닫기 위해 얼

마나 난행 고행 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없습니다. 돈오돈수(頓悟頓修)

가 수행을 부정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수행 없이 어느날

갑자기 요행으로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초심자들에겐 그 결과만 눈에

들어오고, 그 결과를 이루기 위해 남모르게 흘려야 했던 피와 땀은 간과

되기 쉽습니다. 이렇게 결과만 바라는 태도는 세속의 삶에서도 문제가 되

지만 수행자에게는 더욱 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유마경』에서‘직심

(直心)이 도량’이라고 말했듯이, 수행이란 간절하고 진실한 마음을 바탕

으로 하며, 깨달음은 어떤 결과를 얻겠다는 욕심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그저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발걸음의 진정성만 생각

하면서 묵묵히 걸을 때, 어느 날 눈 덮인 설산의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것

처럼, 하루하루의 일상에서 진실하게 애쓰고 각고의 노력을 다할 때, 부

처를 이룰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조고각하(照顧脚下)하는 진실한 수행

자, 비록 그가 아직 부처를 이루지 못했다 할지라도 그의 삶이 아름다운

것은 바로 애쓰고 노력하는 진실성 때문이 아닐까요?

명 성 / 운문승가대학 학장

-운문지 1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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