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니 수목원의 꽃들은 모두 자취를 감추고 그야말로 텅빈 충만이 느껴집니다.
봄이면 파릇파릇 잎을 피워 긴머리 드리울 저 버드나무 밑의 빈 의자가 허허롭기만 합니다.
추위와 눈으로 꽁꽁 얼어버린 연못을 보면 만물이 다 얼어 붙은것 같은 느낌마져 듭니다.
연못의 얼음 사이로 보이는 연잎이 얼어 붙은 연못을 수놓습니다.
겨울같이 않게 하늘은 높고 푸르기만 합니다.
저 다실과 연못과 버드나무과 나무의자를 먼 시간의 언저리에서 더듬보곤 하겠죠?
동장군이 지나간 뒤에도 아직 인연을 놓지 못한 생물들이 있습니다.
저 꽃의 메마른 가지에서 봄과 여름과 가을의 냄새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