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몸은 병들어도 마음은 병들지 맙시다-사교반 지견

가람지기 | 2021.04.20 09:49 | 조회 848

아상이我相이 무어요? 인상人相이 무어요?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은 어찌 생겼소?

이 놈의 상을 어찌 없앤단 말이요~ 나나나나나......난감하네~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 때문에 몸에 병이 들면 마음이 괴로운

것입니다.

몸은 병들어도 마음은 병들지 맙시다라는 주제로 차례법문을 하게 된 사교반 지견입니다.

 

저는 작년 여름 처진 소나무가 여여하게 있는 운문사에 편입을 하였습니다. 모든 게 낯설었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좌우보처의 도반스님들과 상·하반 스님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더욱 힘차게 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렇게 여름철 가을철 겨울철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면서 한 해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작년 겨울 학기 중 유난히 춥던 어느 날 목과 등 쪽에 담에 결리고 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참고 지냈습니다. 그리고 겨울방학을 맞아 본사에 돌아가서 얼마 지나지 않아 담 결린 곳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와 CT촬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물리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통증은 더 심해졌고 더 악화가 되었습니다. 다음날 새벽예불을 가려고 일어나려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정말 살면서 처음 느끼는 고통이었고 정신은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데 몸이 제 마음대로 일어나지지 않는 고통을 느꼈습니다.

제가 새벽예불도 안 나오고 아침공양 때도 나가질 않으니 은사스님께서 제 방으로 들어오시면서 지견아 아직도 자냐며 걱정하시며 들어오셨고 저는 눈물을 흘리면서 스님 몸이 움직이질 않아요. 어떻해요라고 말씀드렸고 놀라신 은사스님과 사숙님이 저를 일으켜서 겨우 병원으로 옮겨져 다시 치료를 받았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 태권도 선수생활을 하며 힘든 훈련과 대회를 치렀지만 다쳐본 적이 없었는데 출가 후 치문 때는 염불대회 준비에 몇 개월을 덤블링을 하다 보니 무릎이 많아 아팠지만 참고 염불대회를 마친 뒤 심한 통증에 병원에 가보니 인대가 끊어져서 깁스를 하고 힘들게 치문을 보냈었고, 이번에는 목과 등에 마비가 와서 일어나지도 못하여 목에 깁스를 하게 되었습니다. 몇 주 동안 목을 똑바로 세우지 못하고 앉아있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누워만 있어야 했습니다. 기도도 할 수 없고 공양도 제대로 할 수도 없었고 은사스님과 사숙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누워만 있다 보니 죄송스러워서 마음이 힘들어졌고 내 자신을 한탄하며 괴로운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한켠으로, 운문사 강원에 입방을 하지 못할까봐 불안한 마음이 들었고, 더 많이 아파져서

강원을 졸업하지 못하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이 생기면서 괴로웠습니다.

이 괴로움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부처님 경전에서 이러한 마음은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부처님께서는 어떠한 가르침을 주셨는지 빠알리 경전을 찾아보았습니다.

 

쌍윳따 니까야22. 칸타 쌍윳따1에서 몸은 병들어도 마음은 병들어서는 안된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한 때 부처님께서 박가 사람들이 사는 곳인 숭수마라기라의 베사깔라 숲의 사슴동산에 계셨을 때 어느 장자가 부처님께 말하였습니다.

부처님 저는 노령이고 생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늙은이입니다. 육신의 병은 항상 저를 괴롭힙니다. 그래서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시는 부처님이나 비구들을 거의 친견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 제가 오래도록 이익과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저에게 활기와 안락함을 주십시.”라고

말씀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장자여 그대의 육신이 쇠약해져서 그대에게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그대는 나의 몸이 병들어도 마음은 병들지 않으리라고 자신을 단련해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몸과 마음이 병들면 괴로움 슬픔 한탄 절망이 일어나는 것이지만 부처님께서는 몸은 병들지라도 마음은 병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여긴다면 이런 슬픔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누워만 있어야 하는 것이 괴롭고 슬픈 일이라고 여기며 내 스스로 마음의 병까지 만드는 어리석은 사람이 될 뻔 했습니다. 다치거나 아픔에도 다 원인이 있는 것인데 그 원인을 따져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줄 몰랐기에 나에게 오는 장애에 대하여 불안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부처님의 경전을 읽으면서 저의 삶을 돌이켜 볼 때 이렇게 아픈 것이 오히려 마음의 힘도 길러주며 수행에 약이 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마경維摩經에 보면 유마거사는 자신의 병을 방편 삼아 설법을 하시며 병을 고쳐달라는 기도를 하지 않으시고 몸이라는 것은 병들 수 밖에 없다는 진리를 설파하셨습니다. 병의 원인이 과욕과 자신의 몸을 잘 돌보지 못한데서 생겨난 줄을 알아서 그 과욕과 몸에 대한 무관심을 버림으로써 오히려 병이 낫게 되는 것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내가 아파보지 않고 어찌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겠습니까?

이번의 병고로 인해서 다른 사람의 아픔을 살필 수 있는 자비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 몸이

무상하고 무아이고 일체가 괴로움이지만 몸이 있어야 수행 할 수 있기에 몸과 마음을 잘 보호해야 함을 깊이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금강경金剛經 구절에 인욕바라밀 여래설비인욕바라밀 구절이 있습니다. 부처님처럼 인욕바라밀을 실천하는 21세기 수행자가 되기를 바라며, 대중스님들도 꾸준한 운동으로 몸의 균형을 잘 다져서 수행정진 잘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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