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에서의 우리의 일상은 하나의 반복입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대개 수업과 입선 그리고 운력 등 비슷비슷한 일을 되풀이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특히, 한 공간 한 장소에서 항상 같이 생활을 하다보니 시들한 잡담과 약간의 웃을거리들로 행동합니다.
여기에는 수행자의 자기성찰 같은 것은 거의 없고 다만 주어진 상황과 여건 속에 대응하면서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이 있을 뿐입니다. 자신의 의지에서가 아니라 타성의 흐름에 내맡긴 채, 그냥 흘러가고 있는 것입니다. 일상의 테두리 안에서 편안하고 무난하게 처신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들이 철저하게 익히고, 닦아야 할 많은 것들이 빛깔이 점점 퇴색되어 버리고, 또 고민하고 생각하면 답답해 숨막힐 일이지만 그래도 그렁저렁 헛눈을 팔면서 일상에 푹 묻혀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상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보다 수시로 자신의 생활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시선이 밖으로만 치달아 도무지 속마음의 흐름을 살펴볼 겨를조차 없었던 일을 그만두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ㅠ
얼굴은 얼의 꼴이라는 뜻입니다. '얼'을 아름답게 가꾸면 그 꼴인 얼굴은 저절로 아름다워진다고 합니다. 수행자의 얼굴이 어떻게 하면 아름다워지는지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에 놀란 도둑 마냥 나 또한 어느 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 놀라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대중스님!!
지금 거울 속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요?
성불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