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永遠한 것을 찾아서 佛道를 이루는 날까지 - 사미니과 도영

가람지기 | 2019.12.24 20:28 | 조회 1140




 永遠한 것을 찾아서 佛道를 이루는 날까지



 

 

"신심으로써 欲樂을 버리고 일찍 발심한 젊은 출가자들은 永遠한 것과 永遠하지 않은 것을 똑똑히 분간하면서 걸어가야 할 길만을 고고하게 걸어서 가라"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持戒第一이신 우바리 존자의 게송입니다. 영원한 진리와 진정한 행복을 찾아, 저도 이와 같은 이유로 출가했습니다. 지금부터 저의 出家 이야기와 雲門寺 승가대학에 입학하여 緇門班으로 생활하면서 소소하게 느꼈던 제 마음을 풀어 놓으려고 합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나는 왜 태어났을까? 우주 만물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라는 질문을 자주 했고, 주변 사람들이 본보기가 되지 않게 행동하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속으로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그러면 나는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마음의 중심을 잡고, 세상을 살아가야 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고민해도 어떤 도움을 주거나 저를 이끌어 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때마다 항상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念願했습니다. “하늘이시여, 땅이시여, 부처님, 하나님, 조상님, 모든 신이시여... 제가 잘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시고, 이끌어 줄 스승을 만나게 해 주십시오.”

또한, 저는 어려서부터 스님이 되어 수행자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공부하면서 가족들이 별다른 지지를 해주지 않았음에도 우연한 기회에 은인들을 만나 배움의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 마음이 늦게나마 싹을 틔워 출가했다고 생각하며 한결같은 마음을 지니고 살아온 나 자신에게 고맙고, 여러 가지로 부족함이 많은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마음에 그리던 스님이 되기 위해 행자 생활을 하고, 수계교육을 받으며, 드디어 부처님 법을 배우고 스님으로서 어떻게 공부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감과 설렘으로 강원에 입학하던 날이 어제 일 같습니다.

이런 막연한 기대감 속에 시작된 운문사 생활은 모르는 점이 너무 많아, 끊임없는 습의를 받으면서 도량석 목탁 소리를 들으며 기침하는 시간부터 이부자리에 들 때까지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단체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첫 철에는 멘트하는 법을 배우고, 석차례와 사물 강을 바치며, 파트마다 달라지는 소임을 살면서 도반 스님들과 서로 가르쳐 주고, 배워가면서 정말 바쁘게 지냈습니다. 날마다 갖가지 습의를 받으면서 마음속으로는 앞에서 가르쳐주시는 상반 스님들도 우리 못지않게 많이 힘드시겠다.”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었으며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첫 철에 회계 소임을 뽑을 때, 자원하는 스님이 없어 기다리던 중에 옆자리에 있던 스님이 옆구리를 쿡쿡 찌르길래, “돈 관리하는 건가? 내가 좀 더 부지런히 움직이면 되겠지.”하고 가볍게 손을 들었고, 그 후로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일이 닥쳤습니다.

수시로 돈 걷어 제출할 때마다 계산기 없이 암산으로 해결하고, 21세기를 살면서 문명의 이기를 다 버려두고 파트 소임을 짜서 손으로 써야 했으며, 물 마시고 정랑 갈 시간도 없이 남들이 쉴 때 같이 쉬지도 못하고 정말 바쁘게 일했습니다.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바쁜 와중에 도반 스님들이 수시로 걱정을 듣고 발로 참회를 할 때마다 걱정 듣지 않도록 잘 챙겨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열심히 공지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저의 공지하겠습니다.”라는 말에 저 스님 또 시작이다라는 표정을 지어서 속상했습니다. 도반 스님들을 배려하고 합리적으로 일하려 했으며, 개인적인 일은 뒷전으로 미뤄두고 힘들 때마다 마음을 바로 세우고 노력했으나, 한참 어린 스님들이 던지는 반발 섞인 한마디 말에 부딪쳐 상처받을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이고 無常하여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상처 주던 도반도 나중에는 한발씩 다가와 가까워졌고, 지금도 계속되는 진행형이지만 개중에는 마음을 잘 알아주고 품어주며 힘을 주는 도반이 있어서 참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스님이 되기 전에는 혼자 살면서 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하고 살던 것이 많았는데, 운문사에서 시간에 맞춰 단체생활을 하려니 왜 이렇게 불편하게 살아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하지만 대중 스님들을 배려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기 위해서 온전히 상대에게 下心하며 내 생각과 마음을 버리고 비워내는 노력을 거듭했습니다. 이 모든 생활이 마음의 때를 벗겨내고 내 안에 본래 具足한 맑은 마음을 찾아가기 위한 공부라는 것을 알기에, 매 순간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尋牛圖의 목동처럼 나를 향한 채찍질을 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다 보니, 이제는 미숙하지만 여법한 스님으로서 威儀를 조금씩 갖추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출가 전 조금씩 접했던 부처님의 거룩하신 말씀들은 세상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었던 큰 깨달음으로 다가왔고, 마음의 약이 되었습니다. 그 중 法句經에 나오는 다음 내용을 보고 因果의 법칙을 누구도 피할 수 없어, 世世生生 진실로 하게 살아야겠다고 느꼈습니다.

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나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괴로움이 그를 따른다. 수레바퀴가 소의 발자국을 따르듯이... 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맑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즐거움이 그를 따른다. 그림자가 그 주인을 따르듯이...”

인간은 태어나면 누구나 모두 죽음을 맞게 되어 육체는 地水火風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因果에 따라 살아생전 자기 마음의 씨앗을 어떻게 뿌리고, 얼마나 맑고 하게 닦았는지는 죽음 이후에도 業識種子가 되어 그 사람을 따를 것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부처님 법을 만나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무한히 감사하게 생각하며, 내 안에 본래 具足한 맑고 한 마음과 부처님 을 등불로 삼아 수행하여 佛道를 깨치고, 복덕과 지혜가 늘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모두 나누어 회향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치문반을 바른길로 이끌어주시는 어른 스님과 상반 스님들의 보살핌과 관심, 사랑을 받으며, 정성스럽게 준비해주신 공양을 맛있게 먹고, 따뜻이 입고 편안히 잠자며, 불도를 깨치기 위한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과 이 길에 첫걸음을 도와주신 은사 스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대중 스님들, 부족한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成佛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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