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자비명상을 통한 아름다움 찾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차례법문을 하게 된 사교반 혜등입니다.
이 법문의 대상은 십 대 소녀들입니다. 법문을 들으시는 동안 대중스님들께서는 십 대 소녀였을 때를 떠올리시면서 제 법문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아름다워지고 싶으시죠? 이제부터 제가 ‘아름다움’에 대해 법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중학교 때 국어교과서에 실린 법정스님의 ‘아름다움’ 이라는 글을 읽고였습니다. 그 글은 낯모르는 누이들에게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글이었습니다.
제가 소녀였을 때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예뻐지고 싶었습니다. 그 나이 때는 외모에 관심이 많을 때입니다. 사춘기가 되기 전 즉, 외모에 관심을 가지기 전 가족들과 친척들은 마냥 저보고 예쁘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철썩같이 믿었습니다. 그러나 사춘기에 접어드니 그런 말은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한 친구는 저보고 못생겼다고 큰 글씨로 ‘못난이리스트’라고 편지봉투에 써서 저에게 편지를 줬습니다. 다른 한 친구는 제 머리카락이 철사 같다며 마요네즈를 머리카락에 바르면 부드러워진다고 생일선물로 마요네즈를 줬습니다.
친구들은 장난 이었을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충격이었고 ‘아름다움이 뭘까?’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과연 아름다운 사람은 예쁜 사람일까? 또 예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얼굴은 브이라인에 눈은 쌍꺼풀지고 크고 코는 오똑하며 입술은 작고 도톰하고 피부는 희고 머리칼은 가늘고 윤기가 흐르고 허리는 잘록 팔다리는 길고 가느다란 이런 기준들이 예쁜 여자의 조건이라고 티비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생각되어져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기준으로 제 외모를 평가해 보니 얼굴은 브이라인커녕 성장 할수록 턱은 사각이 되어가고 얼굴에 살이 붙어 눈은 살 속에 파묻혔고 피부는 검게 그을려 주근깨가 있고 머리칼은 반 곱슬에 철사처럼 강하고 거칠고 ‘아~ 나는 예쁘지 않구나’ 절망했습니다. 그러니 자신감이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사춘기 소녀에게 외모는 자신감이었습니다. 예쁘다 하셨던 부모님도 대학 들어가면 살 빠지고 예뻐진다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예뻐지지 않으면 성형수술하면 된다고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던 중 법정스님의 글이 저에게 큰 위로가 됐습니다. 저를 위로 했던 몇 구절을 소개할까 합니다.
‘아름답다는 것은 그 사실만으로 큰 보람이란다. 그럼 아름다움이란 뭘까? 밖에서 문지르고 발라 그럴듯하게 치장해 놓은 게 아름다움은 물론 아니다. 그건 눈속임이지. 아름다움은 누구에게 보이기 전에 스스로 나타나는 법이거든. 꽃에서 향기가 저절로 번져 나오듯 맑고 투명한 얼이 안에서 밖에서 번져 나와야 한단 말이다.’
아름다움은 겉이 아닌 속이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신경을 썼습니다. 마음을 닦으면 진정으로 아름다워 질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동화책을 봐도 티비 드라마를 봐도 여자 주인공들은 착하고 예쁩니다. 착한 마음씨가 외모를 더 빛나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소녀라 누가 못생겼다고하면 상처받고 거울을 들여다보고 한 숨을 쉬곤 했습니다. 다행히 저는 우울하면 독서를 하는 습관 때문에 좋은 글을 읽었습니다. 특히 법정스님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외모 때문에 좌절은 했지만 덕분에 좋은 책들이 저를 지혜롭게 해주었고 내면을 닦아야겠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성형수술을 하는 것보다 돈도 절약이 됩니다. 우선, 착한 일을 하루에 하나씩 하고 좋은 책을 읽어 지혜로워지고 운동을 통해 몸을 건강하게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우울감과 쓸데없는 많은 생각들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런 마음을 다스리기에는 명상이 좋다하여 명상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이 모든 주된 목적은 아름다워지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실, 법정스님의 글은 위로가 됐지만 세속 사람들과 만나면 겉모습의 중요성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밖으로 번져 나온다는 말은 실감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돈 안들이고 조금이라도 아름다워 질 수 있으니 꾸준히 제가 계획했던 것들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법정스님 말씀처럼 ‘투명한 얼이 안에서 밖으로 번져 나오는’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후원에서 청소를 하고 계시던 비구 스님은 제가 합장을하고 인사를 하니 환한 미소를 보내 주었습니다. 얼굴은 환하게 빛나고 계셨고 후광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저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고 환희로왔습니다. ‘어쩜 사람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얼굴이었습니다. ‘법정스님의 말씀이 거짓이 아니었구나!’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나도 저렇게 되어야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본 스님은 하루 1종식을 하시며 수행을 하고 계셨습니다. 겸손하시고 자비로우신 분이셨습니다.
‘이산혜연선사 발원문’ 중에 ‘내 모양을 보는 이나 내 이름을 듣는 이는 보리마음 모두 내어 윤회고를 벗어나되’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저도 그 스님의 모습을 보고 보리마음을 내었던 것처럼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었습니다.
소녀시절 ‘아름다움’이라는 화두가 이렇게 출가라는 거룩한 길을 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사실, 이 몸은 흙, 물, 불, 바람 사대(四大)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흙은 뼈, 살, 손발톱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물은 피, 눈물, 고름, 소변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불은 체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바람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네, 숨, 움직이는 기운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외면의 아름다움을 분석해보니 흙, 물, 불, 바람이 있고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원각경; 보안장』에 ‘卽知此身이 畢竟無體하여 和合爲相이니 實同幻化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대로 이루어진 이 몸은 결국 실체가 없이 인연으로 화합하여 만들어진 모습이니, 진실로 허깨비와 같음을 알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출가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허깨비같은 몸을 나라고 생각하고 외면의 아름다움을 위해 밖에서 문지르고 바르고 했습니다. 이제는 아침마다 고대기를 하지 않고, 한 달에 한 번 미용실에 가서 매직 파마를 하지 않아도 윤이나고 반짝반짝 빛나는 머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지금은 지혜가 생겨 내면의 청정성을 확장시키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믿어 오직 선을 행하고 내면을 닦는 일로 밝고 맑은 모습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어떤 고민이 있나요? 그 고민을 지혜롭게 바른 방법으로 해결해 본다면 좋은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지혜롭게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부처님의 말씀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저의 소녀시절처럼 아름다워지고 싶은 분들도 부처님의 경전을 읽으면 어떤 미용책 보다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거울을 하루에 몇 번씩 보십니까? 여러분 나이 대는 거울을 휴대하며 수시로 거울을 보지 않습니까? 제가 그랬습니다. 거울을 보면 어떠십니까? 기분이 좋습니까? 그렇다면 아주 건강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아름다워 질 수 있는 분입니다. 이제부터 거울을 볼 때마다 오늘 하루 착한 일을 했는지 물어보고 ‘내가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길 행복해지길 그리고 세상이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해지길’ 이렇게 한 구절 이야기 해보는 건 어떨 까요? 이것이 곧 자비명상입니다. 자비명상은 마음의 힘을 갖게 하고 본인 뿐 아니라 세상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또한, 여러분의 아름다움을 빛나게 해줍니다.
여러분의 아름다움으로 주위를 환하게 밝힐 수 있도록 부디 아름다워지고 지혜로워지십시오. 성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