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마음에 피어나는 연꽃 - 치문반 정연下

가람지기 | 2020.08.01 10:15 | 조회 930

안녕하십니까.

저는 마음에 피어나는 연꽃이라는 주제로 차례법문을 하게 된 치문반 정연입니다.

 

올 적에는 기쁘다고 갈 적에는 슬프다고 속없이 인간에 와 한 바퀴를 돌단 말가

나무아미타불

 

저는 반생을 진흙탕 속에서 허덕이는 무명이었습니다.

 

야반삼경에 문빗장을 만져 보거라

경봉 큰 스님의 법문책을 30여 년 간직하며 그 속에 숨 쉬는 진리를 마음에 담아 연꽃을 피웠습니다.

 

지금은 계시지 않지만 경봉스님께서는 저로 하여금 어느 곳에서나 화엄동산에 살게 하였습니다. 지금 이 자리 역시 화엄동산입니다. 이 아름다운 운문 화엄동산을 보게 해 주신 운문사 청정승가 어른스님들과 대중 스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예경 올립니다. 저에게는 이곳에 계신 모든 스님들 어른 스님뿐만 아니라 상반스님들과 도반스님들까지, 운문사 청정승가 스님들의 모든 말씀들이 다 법문이었습니다. 이 한 구절 한 구절 법문은 싹을 틔우는 연꽃밥 향이 되었습니다.

 

멀리서 느껴졌던 경전 속 오묘한 말씀과 새벽녘 대종 울림을 염불 삼아 부처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예배 올립니다. 산자락 안개 훈증 스며들 듯 내 안의 분주한 마음까지도 연꽃으로 피어났습니다.

 

치문반으로 운문사에 입학하기 전, 주지스님께서 한문과 한글로 개경게를 쓰는 숙제를 내 주셨습니다. 이 숙제를 정해진 횟수만큼 써서는 제 부족한 공부에 차지 않겠다 여겨 혼자 천 번을 더 썼습니다. 천 번을 쓰면서 개경게 구절이 제 마음 속에 새로운 울림으로 연꽃처럼 피어났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그 울림을 음성공양으로 올리고 싶습니다.

 

더 없이 깊고 깊은 미묘한 법을

백 천만 겁에도 만나기 어렵거늘

내 이제 듣고 보아 받아 간직하니

여래의 진실한 뜻 알기 원합니다.

여래의 진실한 뜻 알기 원합니다.”

매일 새벽, 예불을 마치고 불이문을 들어서는 장중한 행렬 속에서 다시 한 번 숙연해집니다.

회주스님 자비연꽃 미소 가슴에 간직하며 어른스님들과 대중스님들의 뒤를 따릅니다.

법륜의 수레바퀴처럼 끝없이 마음의 연꽃을 피웁니다.

 

끝으로 기도하며 마치겠습니다.

 

위로는 도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한다는 뜻을 새기며 입으로는 고유언행하고, 널리 중생들을 구제하는 큰 그릇이 되겠습니다.

 

 

손길 닿는 곳마다 연꽃으로 피어나고 발길 가는 곳마다 바른 길로 인도하는 청정수행자가 되길 지극한 마음으로 서원합니다.

 

머문 바 없이 머무시는 스승님의 가르침이 내 마음 연꽃같이 영원히 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모든 이들의 마음이 연꽃으로 피어나기를, 또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잘 수행하는 것으로 부처님과 스승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절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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