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마음에 피어나는 연꽃”이라는 주제로 차례법문을 하게 된 치문반 정연下입니다.
올 적에는 기쁘다고 갈 적에는 슬프다고 속없이 인간에 와 한 바퀴를 돌단 말가
나무아미타불
저는 반생을 진흙탕 속에서 허덕이는 무명이었습니다.
「야반삼경에 문빗장을 만져 보거라」
경봉 큰 스님의 법문책을 30여 년 간직하며 그 속에 숨 쉬는 진리를 마음에 담아 연꽃을 피웠습니다.
지금은 계시지 않지만 경봉스님께서는 저로 하여금 어느 곳에서나 화엄동산에 살게 하였습니다. 지금 이 자리 역시 화엄동산입니다. 이 아름다운 운문 화엄동산을 보게 해 주신 운문사 청정승가 어른스님들과 대중 스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예경 올립니다. 저에게는 이곳에 계신 모든 스님들 어른 스님뿐만 아니라 상반스님들과 도반스님들까지, 운문사 청정승가 스님들의 모든 말씀들이 다 법문이었습니다. 이 한 구절 한 구절 법문은 싹을 틔우는 연꽃밥 향이 되었습니다.
멀리서 느껴졌던 경전 속 오묘한 말씀과 새벽녘 대종 울림을 염불 삼아 부처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예배 올립니다. 산자락 안개 훈증 스며들 듯 내 안의 분주한 마음까지도 연꽃으로 피어났습니다.
치문반으로 운문사에 입학하기 전, 주지스님께서 한문과 한글로 개경게를 쓰는 숙제를 내 주셨습니다. 이 숙제를 정해진 횟수만큼 써서는 제 부족한 공부에 차지 않겠다 여겨 혼자 천 번을 더 썼습니다. 천 번을 쓰면서 개경게 구절이 제 마음 속에 새로운 울림으로 연꽃처럼 피어났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그 울림을 음성공양으로 올리고 싶습니다.
“더 없이 깊고 깊은 미묘한 법을
백 천만 겁에도 만나기 어렵거늘
내 이제 듣고 보아 받아 간직하니
여래의 진실한 뜻 알기 원합니다.
여래의 진실한 뜻 알기 원합니다.”
매일 새벽, 예불을 마치고 불이문을 들어서는 장중한 행렬 속에서 다시 한 번 숙연해집니다.
회주스님 자비연꽃 미소 가슴에 간직하며 어른스님들과 대중스님들의 뒤를 따릅니다.
법륜의 수레바퀴처럼 끝없이 마음의 연꽃을 피웁니다.
끝으로 기도하며 마치겠습니다.
‘위로는 도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한다’ 는 뜻을 새기며 입으로는 고유언행하고, 널리 중생들을 구제하는 큰 그릇이 되겠습니다.
손길 닿는 곳마다 연꽃으로 피어나고 발길 가는 곳마다 바른 길로 인도하는 청정수행자가 되길 지극한 마음으로 서원합니다.
머문 바 없이 머무시는 스승님의 가르침이 내 마음 연꽃같이 영원히 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모든 이들의 마음이 연꽃으로 피어나기를, 또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잘 수행하는 것으로 부처님과 스승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절 올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