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분들이 닦고 실천한 십바라밀 수행
반갑습니다.
모든 게 낯설고 어색하기만 했던 것이 조금은 익숙함으로 익어가는 과정에 있는 치문반 명환입니다. 어깨 한번 편히 펼 수 없어 고개 숙이고 안행하는 와중에서도, 굴뚝을 타고 올라 당당하게 푸른 하늘과 맞서는 능소화의 기상에 저도 모르게 가슴이 뿌듯해지는 계절입니다.
반복을 거듭하는 게 수행이라 알고 있습니다.
습의가 되지 않아 모르는 게 많다 보니 한 발짝 옮길 때마다, 말 한마디 할 때마다 걱정 듣는 일이 많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익혀서 걱정 듣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저는 봄 방학 동안 읽었던 책 내용 중에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루시기 전 무수한 오랜 겁을 거듭하시며 행하신 십바라밀 수행을 주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혹여 앎이 부족하여 잘못 정리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럼 고귀한 분들이 닦고 실천한 십바라밀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십바라밀은 부처님과 벽지불 아라한 등 위대한 성인들이 깨달음을 위해 실천하는 열 가지 고귀한 행입니다. 완전한 행복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십바라밀을 완성함으로써 번뇌를 버리고 청정하게 깨달은 성인이 되어 완전한 행복인 열반을 성취할 수 있다 합니다.
십바라밀의 특성은 남에게 잘해 주는 것, 남이 잘 되게끔 하는 것입니다.
내가 아닌 남의 행복과 이익을 챙겨 주려고 하는 것이 모든 바라밀의 특징입니다.
첫째, 보시바라밀입니다.
기본은 연민과 지혜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저 사람이 이것을 필요로 하네.’ 하고 알게 되면 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납니다. 보시 바라밀의 역할은 탐욕을 제거하고 없애버리는 것입니다.
둘째, 지계바라밀입니다.
계율을 잘 지키는 사람의 몸과 입이 아주 깨끗하게 나타나며, 도덕성이 좋다고 느껴지고 말과 행동에서 청정함이 나타납니다. 이 청정함은 그 사람의 행동을 보는 것입니다.
『청정도론』 에 “계를 지닌 자를 위해서 한 행위는 비록 적을지라도 큰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므로 계를 지닌 자는 공양과 공경의 그릇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출가자의 생명은 계행이라고 합니다. 비록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더라도 계행을 구족하기 때문에 재가자들의 복밭(福田)이 된다고 합니다.
셋째, 출리(출가)바라밀입니다.
윤회의 고통을 느끼고 생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출가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범부들은 오욕락을 추구하지만 출가자는 오욕락을 탐하지 않고 거기서 빠져 나오려고 합니다.
보다 더 소중한 것을 찾고 싶어 하며 내 몸과 마음이 무상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과 사물에 대한 욕심도 없어집니다.
넷째, 지혜바라밀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꿰뚫어 보는 것입니다.
첫째는 문혜(聞慧)입니다. 법문을 들거나 책을 읽고 배워서 아는 지혜입니다.
둘째는 사혜(思慧)입니다. 지성적으로 추론하고 마음으로 이해하고 체험으로 얻은 지혜입니다.
셋째는 수혜(修慧)입니다. 수행을 해서 진리를 꿰뚫어 아는 지혜입니다. 내 몸과 마음의 생멸을 끊임없이 관찰하면서 오온이 무상하고 무아라는 사실을 꿰뚫어 아는 지혜입니다.
다섯째, 정진바라밀입니다.
힘이 빠지지 않게 꾸준하게 애를 쓰며 노력하는 것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언젠가는 죽음이 닥쳐옵니다.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잠들 때까지 먹고 살기 위해서 중생들이 바쁘게 사는 모습을 생각하고 과거의 고통과 앞으로 있을 미래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지금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수행해야지 하는 마음이면 합니다.
여섯째, 인내바라밀입니다.
참고 견디는 것입니다. 마음속에 화가 없어야 진짜 참는 것이 된다고 합니다. 화내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이게 바로 인내하고 인욕하는 것이라 합니다. 인내의 궁극적인 실재는 ‘성냄 없음’입니다.
일곱째, 진실바라밀입니다.
진실을 있는 그대로 되게끔 하는 것입니다. 옳으면 옳은 대로 틀리면 틀린 대로, 있는 그대로 드러낼 뿐 움직이거나 다르게 조작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실을 진실 그대로 말하는 것도 진실이지만 잘못을 변명하거나 숨기지 않고 잘못한 그대로 말하는 것도 진실입니다.
여덟째, 결정바라밀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확실한 마음으로 좋은 일을 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려움이 많아도, 아무리 심한 반대가 있어도 누가 나를 욕해도, 어떻게 됐든 이 좋은 일을 꼭 하겠다고 결정을 내리면 그 결정을 바꾸지 않고 지켜나가는 것이며 굽히지 않는 단호함을 말합니다.
아홉째, 자애바라밀입니다.
중생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서 열심히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이 자애바라밀입니다. 자애가 생기면 화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성냄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자애의 대상을 보는 것이 자애바라밀인데 중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열째, 평정바라밀입니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평정심을 가지고 중립을 지키는 것입니다.
마음이 중립을 지킬 때 ‘모든 것이 무상하다. 모든 것이 업과 과보이며, 원인 따라 생기는 결과이다.’ 이렇게 알면 좋은 일이 생겨도 좋지 않은 일이 생겨도 더 이상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합니다.
부처님의 공덕은 무수한 겁을 거치면서 많은 보시를 하고, 계율을 지키며, 출가하여 인욕수행과 노력수행, 지혜수행을 많이 하여 얻은 결과라고 합니다.
저 또한 운문사 강원에서 생활하는 동안 열심히 배우고 익혀 내가 아닌 남의 행복과 이익을 챙겨 주는 바라밀을 실천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무상심심미묘법/백천만겁난조우/아금문견득수지/원해여래진실의
구경원성살바야 마하반야바라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