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도반 - 사교반 정수

최고관리자 | 2016.07.26 10:16 | 조회 1949

도     반

        
                                                                                                                                                                                  사교반  정수


안녕 하십니까. 사교반 정수입니다.   오늘 저는 도반이란 주제로 차례법문을 하겠습니다.

서로를 살펴 불도로 나아가는 벗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 琢磨商星 鳳友知恩 ) 의 그 마음을 되새기면서 함께 할 수 있는 도반이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행복 합니다.
그러나 완성이 아니라 수행의 과정이기에 때로는 시기하고 갈등도 있지만 도반이란
한 마디는 모든 것을 녹여낼 수 있는 융화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도반의 외연을 넓히면 절친한 관계가 아니더라도 같은 길에 서 있는 누군가를 또 도반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도반의 도반 이런 식으로 따지다 보면 도반 아닌 관계가 없게 됩니다. 사회에서는 이러한 관계를 인맥이라 하겠지만 지인으로 형성된 유대관계와 친구는 분명 다른 개념일 것입니다. 그래서 친구로부터 시작해 인맥으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다시 친구를 찾는 아이러니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불도에서 친구라 하지 않고 “ 道 半” 또는 선지식 이라고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 구중생거품 )에서 그것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난존자가 세존께 아뢰었습니다. “ 이른바 선지식이란 곧 ( 梵行人 불도 수행자 )의 절반입니다. 왜냐하면 좋은 길로 인도해 함이 없는곳 ( 無爲 번뇌가 없음 )에 이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들으신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선지식은 곧 梵行人의 절반 이라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왜냐하면 무릇 선지식이란 梵行人의 전부이기 때문이니라.
그는 함께 종사하며 그를 인도해 좋은 길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나 역시 선지식으로 말미암아 無上正眞等正覺 을 이루었고 그 도의 결과를 이룸으로써 이루다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을 제도해 모두들 生,老,病,死를 면하게 한 것이니라. 이 사실로 보면 선지식은 梵行人의 전부 임을  알 수 있느니라.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선지식을 가까이 한다면 믿을, 들음, 기억, 보시 지혜가 모두 늘어날 것이다.
   
이 말을 요약하면 좋은 벗이란 완전한 梵行을 행하며 그러한 벗을 가까이 함으로써 깨달음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좋은 벗은 이 道의 반이 아니라 전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경전에서 도반을 사귄다는 표현보다 섬긴다고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길을 걷다보면 여러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 가운데 선지식도 악지식도 있을 것입니다.
관찰자의 입장이 바뀌면 누군가에게 도리어 그런 모습으로 자리매김 당하고 있을 것입니다. 스스로 자신을 살 필 때는 황소가 지나다닐 만큼 너른 아량이지만 누군가를 판단할 때는 바늘하나 꼽기 어려울 만큼 국량이 줄어들지나 않았는지 살펴보는 여유가 필요 합니다.

또 자신은 어떤 도반인가?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반스님들께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합니다. 서로 힘내서 열심히 수행 정진 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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