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간절한 기도- 사교과 재우

최고관리자 | 2014.05.29 14:53 | 조회 3378

간절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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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반 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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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향기가 도량에 그윽한 봄날에 간절한 기도라는 주제를 가지고 법문을 하게 된 사교반 재우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과거 어느때인가 그런 도량을 꿈꾸었을 것이고 오늘 저는 그것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 상황이 좋던 싫던 간에 눈앞에 펼쳐진 이 세상은 내가 만들어 낸 것이란 말을 믿습니다. 사실은 믿고 말고 할게 없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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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들이 무심코 하는 오늘은 떡볶이가 먹고 싶다, 피자가 먹고 싶다하는 작은 소소한 바램부터 커다란 서원까지 작고 크고를 떠나 지극하고 간절한 마음이 있다면 게다가 하루에도 몇번씩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일상의 발원등은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꼭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비교하고 계산하지 않는 마음속에 오로지 수수하게 떠오르는 그 한 생각일 경우에 한해서 이루어지지요. 그래서 오늘은 간절한 기도에 대한 두가지 이야기를 대중스님들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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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삭발하기 3년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그 때 어머니가 천당에 나서 잘 사셨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면 천당에 나실까..하고서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아는 바가 없어 인터넷에 의존해서 알아보니 삼천배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 하기에 맘을 단단히 먹고 일요일날 아침 6시에 절을 하기 시작해서 밤 12시까지 18시간 만에 삼천배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쓰러진 채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부처님! 부처님! 제가 두가지 바램이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좋은 곳에 태어나 어머니가 소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시고 다른 한가지는 제가 살아가면서 힘에 부치거나 고민이 있을 때 스님들이 많이 있는 곳에 가서 스스럼 없이 스님들께 여쭙고 함께 웃고 떠들며 뒹굴고 싶습니다. 라고 말입니다. 그랬던 그 사람이 지금 어디 있습니까! 한국에서 가장 많은 스님이 계신 도량 바로 운문도량에서 모든 대중스님들을 모시고 차례법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삭발염의 하고 싶다는 마음은 전혀 없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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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는 어머니가 스무해가 넘도록 자식에 대한 기도를 끊임없이 한 결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법화경 기도도량 정토마을로 출가했습니다. 법화경이 무엇인지 잘 모른채로 말입니다. 본래 제목은 실상묘법연화경인데 간략하게 법화경이라고 합니다.

어머니께서 오랫동안 신심있게 믿은 종교는 한국SGI 라고 해서 나무묘법연화경을 일본발음으로 하면 나무묘호렌케쿄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종교에서는 법화경이야 말로 불법의 핵심이 있으며 단순이 나무묘호렌케쿄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모든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죽음을 앞둔 어머니는 여러번에 걸쳐 제가 그 종교를 믿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하셨으나 불효가 막심하게도 저는 어머니 말씀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길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사람 소원을 못들어주겠냐..” 그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 신심이 돈독한 어머니께 거짓으로 믿겠다고 하기 보다는 제가 살아가면서 의지할 곳이 필요하거든 그 때 알아보겠노라고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포기 반 인정 반 하셨던 것 같습니다.저는 어머니가 믿고 따르는 종교에 대해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당신이 40대부터 60대 중반까지 하루 이십사시간 중 잠자는 시간을 줄여 가며 4시간 이상을 얼마나 지심으로 기도했는지를 옆에서 보아오고 좋은 쪽으로 변화됨을 보면서 어느 종교이든지 선한 마음으로 발원하고 기도하면 이루어지는 구나..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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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돌아가시고 난 한참 뒤에 유품을 정리하다가 제게 붙이지 못한 편지가 있어 읽어 보니 당신이 제게 바라는 상이 있으셨습니다. 내용 중에 한 구절 말씀드리면 앞으로의 생애는 크나큰 인격자가 되며 큰 그릇이 될 것을 믿는다.” 라고 씌여 있었습니다. 전생에 제가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고백하건데 확실한 것은 이 생을 살면서 제 자신과 가족들 챙기는데 급급해서 밖으로 공덕을 베푸는 일에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저의 행으로는 삭발 염의의 공덕이 있지가 못합니다. 그러니 이것이 누구의 덕 이겠습니까. 이십여년을 오롯이 자녀를 위해 간절함으로 기도한 어머니의 공덕과 염원으로 법화도량인 정토마을로 안내되어 몸과 마음이 아픈이들을 위한 좋은 의사로서 자비행을 실천하고 계신 스님 아래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있지 않겠습니까. 이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보다 더 큰 인격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가르침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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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마음에서 우러난 간절함을 지닌 기도는 그 울림이 참 큰 것 같습니다. 제 생각과 행동 하나하나가 공기중에 언어로서 전달되고 있구나 하는 믿음은 저의 생활 태도를 변하게 하였습니다. 서운한 일, 언짢은 일, 기분 나쁜 일, 화가 나는 일, 짜증나는 일이 일어나면 그리고 그 상황이 인식되는 대로 참회합니다. 누구의 잘못이었는지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처음엔 많이 저항도 되지만 차츰 익숙해 졌습니다. 저의 입으로 나온 참회를 저의 귀를 통해 듣고 온전히 그것을 인정하면 편안해지고 차분해 집니다. 상황을 더 확연히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되었고 또 발원할 때에도 이 살아 움직이는 법계에 대고 헛소리를 할 수는 더더욱 없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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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치문때부터 어렵게만 생각했던 금당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저는 사집과을 마치고 푸른 바람이 깃든 청풍료를 벗어나 비로쟈나 부처님께서 바라보고 계신 금당으로 옮겨오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인 경전을 잘 이해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쉬는 시간에 바닥에 눕는 것을 참고 그 시간에 독송하겠다..굳은 결심을 하고 말입니다. 제가 그 약속을 지켰을 것 같습니까? 안지켰을 것 같습니까?... 물론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금당으로 온지 삼일만에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웠습니다. 한참 깊이 쉬고 있는데 누가 와서 제 코를 확 비틀면서 빨리 안일어나 안일어나!!”라고요. 코뼈가 너무 아파 감싸 쥐면서 일어났는데...주위에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몇일 지나지 않아 허리가 아파서 지대방에서 또 누웠습니다. 이제는 제 어깨를 큰손으로 온 몸이 흔들거리도록 찰싹 아프게 때리고는 어서 안일어나냐고하고 쌩하니 가버립니다. 저는 당주스님인줄 알고 화가났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없습니다...그러고는 벌떡 일어나 앉아 집중하고 이제는 내 입으로 하는 약속과 발원에 대해 진짜 책임을 져야 하는 구나 하고 다시 한번 깊이 사유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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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성성하고도 신성한 금당을 무탈하게 지나온 역대 선배님들을 진심으로 존경하며 또한 현재 같이 살고 있는 도반스님들에게 금당에서 살고 있슴을 축하하며 앞으로 금당에서 살게 될 후배 스님들께 멋진 곳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하게 될 것이니 기대해도 좋다고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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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하여 주신 어른스님들 그리고 대중스님들께 감사드리며 차례법문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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