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차례법문_사교과 설민 스님

가람지기 | 2019.04.19 20:52 | 조회 601

차례법문

설민/사교과

 

  안녕하십니까? 눈부신 봄 날, 청정도량 운문사에서 대중스님들과 함께 불성의 씨앗을 찾고 싶은 사교반 설민입니다.

  금강경에서 수보리는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보살도를 실천해야 하며, 번뇌 망념의 중생심을 어떻게 불법의 지혜로 조복 시켜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최상의 불법을 깨닫고자 발심한 사람은 반드시 진여 불성의 지혜로 보살도의 삶을 실천해야 하며, 진여 본성의 지혜로 번뇌 망념의 중생심을 잘 항복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수보리는 기쁜 마음으로 세존의 대승 법문을 듣고자 하고, 저 역시 요즘 금당에서 기쁜 마음으로 응운하주應云何住 운하항복기심云何降伏其心을 사유하고 있습니다.

  치문과 사집 기간 동안 몸담았던 청풍료 생활은 지난날을 돌아보며 반성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기 보다는 밖으로 허덕이며 외부 환경과 상대를 탓하는데 익숙해져 버린 모순 덩어리의 자신을 만날 때마다 몇 번 이고 눈물 짓고 아파했는지 모릅니다.

'나의 잘못은 언제나 인간적인 실수 안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상대의 잘못은 인간적인 실수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에 대해서는 끝없이 관대하며, 상대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면 "어떻게 저럴 수 있지?"하며 배척하고 무시하기가 일쑤였고 자신은 마치 완전한 사람처럼 굴며 허물이 있어도 그럴 수도 있는 거라며 합리화 하곤 하였습니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면들은 내가 아닌 척 위장하며, 스스로 얼마나 오만했는지요....

  자신의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새롭게 인식했습니다. 이미 익숙해져 버려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지 못했던 이유까지도 말입니다. 단지 나 자신을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성격이 칼같은 사람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렇게 선이 분명한 성격으로 인하여 오히려 여러 사람을 다치게 해서 잃어버리게 되었고 그로 인해 외로움을 자초해온 지난 세속에서의 아픔을 떠올리며 비로소 그 칼에 내가 다쳐 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더 이상의 반복된 업을 짓지 않아야겠다고 새삼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충고나 비판을 듣기 싫어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선후배나 가까운 도반이어도 상대에게 충고하기란 몹시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자칫하면 서로 감정만 상하고 불편한 관계가 상당기간 지속되기도 합니다. 거기에 걷잡을 수 없는 화까지 낸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은 물론, 타인들에게 화가 가득한 사람으로 자신을 인식시키게 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만들게 됩니다. 개인적인 감정이 반영되지 않은 조건에서 부처님 가르침대로 부처님처럼 간절하게 허물을 지적해 준다면, 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 범하지 않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저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것을 이해하며, 서로 설익은 수행의 부족한 부분을 배려하고, 기다려 주며, 늘 긍정적으로 마음을 열어놓고 포용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겠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기다림은 어떤 것인가요? '내가 옳은 거지, 상대가 옳은 것은 아니다.'라고 정의감에 불타서 아니라고 할수록 더욱 치성해지는 아만(我慢), 아치(我癡)는 서로 감정만 상하게 하고 불협화음이 되어 삶을 힘들게 합니다. 옳고 그름은 보는 관점과 이해 관계에 따라 다릅니다. 과연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일까요?

여러분, 삶에 정답이 있을까요? .....(질문하고 잠시 머물다...) 자기 관점에서 봤을 때 방향이 바뀌는 것처럼 세상에 정해진 법은 없습니다. 어떤 현상을 볼 때, 보는 사람 마다 관점이 다르고 본 느낌이 다릅니다. 이와 같이 다 다르니 정해진 법, 일률적인 법은 없는 것입니다. , 생활 속의 계와 율을 잣대로 한 기준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의 말씀은 가뭄에 내리는 단비와도 같습니다. 우리의 업은 시속 100키로로 달리는 자동차가 급제동을 해서 멈추고 싶은 위치에 정지하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것처럼 두터운 나의 업은 쉽사리 멈출 수 없는 것입니다. 남의 허물을 말하기 전에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아서 자신을 돌아보며 한마음 돌아보는 습관을 가져 업을 녹여 가도록 연습해야 하겠습니다.

  상대방이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그럴 수 있다는 관대한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좁은 소견으로 이 세상을 슬픔과 기쁨, 옳고 그름으로 갖가지 색깔로 물들여 놓고는 세상이 애초부터 그런 색깔로 되어 있다고 착각합니다.

우리가 일으키는 나쁜 생각이나 감정들은 다른 사람에게 죄의식이나, 열등감과 공격성 같은 감정으로 영향을 주기도 하므로 부정적인 생각이 생기면 항상 먼저 자기 마음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늘 나쁜 감정을 멈추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면서 상대방의 허물을 짚고 넘어가는 불편한 관계가 없도록 노력 했으면 합니다.

  시시한 세속은 잊고, 바른 정법을 배우기 위해 인욕을 수행해 나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세상을 힘들게 살지 말고, 다함께 웃으며 즐겁게 걱정하지 말고 잘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봄 날, 아름답게 함께 하실 준비 되셨습니까?

 

모든 부처님의 힘으로 우리 모두 행복하기를.....

모든 가르침의 힘으로 우리 모두 행복하기를.....

모든 승가의 힘으로 우리 모두 행복하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발원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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