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고마운 나의 선지식 화엄반 명허스님

가람지기 | 2021.12.28 16:44 | 조회 586

고마운 나의 선지식

대교과 명허

 

 

안녕하십니까? 따뜻한 봄이 지나고,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노랗게 물든 가을을 지나 운문사에서 마지막 회향을 앞둔 겨울철에 고마운 나의 선지식이라는 주제로 차례법문을 하게 된 대교과 명허입니다.

 

대중 스님들께서는 나를 돌아 볼 수 있게 하고, 나를 성장 시켜 주고, 나의 나쁜 습관을 바로 잡아 줄 수 있는 선지식이 있습니까? 저는 운문사에 입방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저를 돌아 볼 수 있게 해주고 성장시켜주고 나쁜 습관들을 바로 잡아준 고마운 선지식이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혼자 오랫동안 생활해서 제가 뭐가 부족하고, 잘못된 습관이 있는지, 어떻게 행동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저에 대해서 잘 몰랐습니다. 운문사 강원에 들어 와서 많은 대중과 도반스님들과 함께 살면서 누군가가 나에 대해서 나쁜 이야기를 하면 표정이 먼저 싫은 티를 내고, 먼저 화를 내거나 들으려고 하지 않고, 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소한 일로 짜증을 내고, 말투가 퉁명스럽고, 화가 난 말투로 말을 하고 있다는 등의 다양한 저의 모습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런 저의 모습을 말해주었을 때 처음에는 인정하지 않고 부정했지만, 사실을 인정하고 돌아보니 저의 이런 행동 때문에 상처를 입고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에 너무 부끄럽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말해주는 사람이 나를 싫어해서 나의 안 좋은 모습을 말했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는 것은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 안타까워서 더 잘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말을 해주었다 생각 하니 너무 고마웠습니다. 생각을 바꾼 후 부터는 누가 저의 단점을 얘기해 주면 아직은 좀 힘들지만 고칠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운력을 할 때도 제가 서툰 점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부끄러웠고, 속상하고,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 저 자신이 한심하고 답답했습니다. 잘은 못하지만 할 수 있는 운력은 열심히 했고, 서툴지만 피하지 않고 물어서 한 일도 잘못해서 걱정을 듣기도 하고, 도움이 되지 않고 방해가 되었는데도 대중스님들과 도반 스님들이 옆에서 잘 가르쳐주고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자신감이 생기고 두려움은 사라져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운력을 하니 이제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본사에 가면 은사스님께서 시키신 일에 실수를 하지만, 실수가 두려워서 피한다거나 도망가지 않고 시키신 일을 자신감 있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은사스님께서 명허야 이제 이런 것도 할 줄 아나? 많이 컸네또는 예전에는 못한다고 안 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먼저 물어보고 같이 하려고 하네”,

저번에는 야무지게 못하고 덜렁거리며 하더니 지금은 좀 야무지게 하네등 많은 얘기를 하시고 보살님들도 스님은 매번 나오실 때 마다 많이 성장해지고 생각이 많이 깊어지시고 분위기가 점점 달라지십니다”,

스님 예전 보다 많이 단단해 지시고 야무러 지셨습니다.”,

스님 이런 것도 다 하실 수 있으십니까? 대단하십니다.” 등등의 여러 말을 해주시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 마다 내가 진짜 예전보다 많이 성장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었던 이유는 화엄경 입법계품의 선재동자의 53선지식 같은 운문사 강원에 계신 저의 선지식들 덕분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운문사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량을 가꾸어 주시고, 지금까지 잘 살펴주시는 회주스님, 저희들을 열정적으로 잘 지도해 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강사스님들,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외호 해 주시는 어른스님들, 저를 제자로 또 도반으로 받아 주고, 지금까지 잘 가르쳐주고, 이끌어 주고, 보듬어 주고, 성장 할 수 있게 도와준 5825명의 도반 스님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어른스님들과 대중스님들 그리고 5825명의 도반스님들 고맙습니다.

조금 더 의젓하고 여여한 스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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