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숨결이 깃든

호거산 운문사

차례법문

운문사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4년 재학 동안 단 한번 차례대로 법상에 올라서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입니다.

쓱쓱싹싹 마음닦기 - 사집반 보명

가람지기 | 2022.04.17 16:18 | 조회 549


안녕하십니까? <쓱쓱 싹싹마음 닦기>로 봄철 법문을 하게 된 사집반 보명입니다.

 

경주 석굴암에 가 본적이 있으십니까?

법화경』 「오백제자수기품에서 설법의 천재 부루나 존자가 <법명여래>라는 수기를 받습니다. 이 때 부처님을 모시던 천 이백 아라한들도 부러워하며 수기를 받고 싶은 마음을 냅니다. 부처님께서 그 마음을 아시고 첫 번 째 제자인 교진여와 오백명의 아라한들에게 모두 같은 이름인 <보명여래>라는 수기를 주십니다. 세계적인 불교문화유산의 꽃인 경주 석굴암에는 본존불의 뒤 우측으로 여덟 번 째에 서 계시는 존자가 바로 그 때 함께 보명여래라는 이름으로 수기를 받은 오백 대아라한 가운데 하나인 주리반특가입니다.

 

저는 행자생활 7개월, 치문반 1년을 지내도록 천수경, 반야심경, 도량석, 쇳송을 완벽하게 외우지 못했습니다. 주리반특가 또한 네 줄짜리 시도 외우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 일러주신 대로 하면서 단숨에 아라한과를 얻었습니다. 그 비결은 바로 비로 쓸다에 있었습니다.

 

당시 주리반특가는 어린아이보다 지능이 낮아서 무시당하고 놀림거리가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보시고 그에게 하얀 천을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주리반특가야 이제는 이 하얀 천을 날마다 손으로 비비거라,” 석 달이 지나 하얀 천이 까맣게 때가 타서 주리반특가는 부처님께 달려가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하얀 천이었는데 지금은 더러워져 버렸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세탁하면 다시 깨끗해진다. 여래는 더러움에 물든 마음이 본래의 청정함을 찾도록 가르쳐 주는 사람이란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주리반특가는 어리석어서 부처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고 부끄러워 하였습니다.

 

결국 부처님께서는 주리반특가에게 빗자루를 주며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부터는 억지로 공부하지 말고 이 빗자루로 마당을 쓸면서 비로 쓸다를 외우거라. 하지만 빗자루를 외우면 쓸다를 잊어버리고 쓸다를 외우면 빗자루를 잊어버렸습니다. 3년이 지난 어느 날, 빗자루로 쓴다는 것은 결국 삼독심을 쓸어버리는 뜻인 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한 순간에 마음이 열려 아라한과를 이루었습니다. 우둔한 사람도 부처님의 말씀 한 마디만이라도 가슴깊이 새겨듣고 진정으로 실천하면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운문사 행자시절, 비로전에서 108배를 마치고 앉아서 몸에 땀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광명진언을 하고 있다가, 잠깐 졸았습니다. 그 때 비로자나부처님께서 하얀색 천을 저에게 주시는 꿈을 꾸었습니다. 무슨 의미인지 계속 관을 하고 있었는데, 며칠이 지나 발우습의를 해주시던 교수사스님이 걸레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걸레를 얼마나 방망이로 두들겨 빨아야 하얗게 되겠냐고 말씀하실 때,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리며, 꿈에서 부처님이 저에게 주신 하얀 천의 의미가 가슴에 들어왔습니다. 꿈속의 부처님께서 주신 하얀 천처럼 나의 마음도 깨끗해 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입니다.

 

주리반특가의 전생이야기에 보면, 주리반특가는 대단히 총명하고 뛰어난 학자였습니다.

그 당시 유명하여 세상 사람들이 가르침을 받기를 청하면 머리 나쁜 것들이 무엇을 알려하느냐고 비방하며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아둔하다고 비웃으며 놀렸기 때문에 이생에는 바보의 과보를 받은 것입니다.

지혜로움과 어리석음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말과 행동은 스스로를 어리석게 만드는 업보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반을 무시하고 비난하는 말을 하지 않고 도반을 위하며, 행동을 조심하며, 언제나 정통을 깨끗이 청소하듯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여 다시는 어리석음의 과보를 짓지 않겠습니다.

치문 겨울철 정통 소임을 살았습니다. 매일 쓸고 닦고 열심히 청소를 하였습니다. 어느 날 저녁 마무리를 하는데 상반스님 세분이 와서 도와주며 응원해 주었습니다. 참 감사하고 제 마음이 부자가 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문득 생각해보니, 정통은 매일 쓸고 닦고 하면서 정작 내 관물장 속은 엉망진창인 모습을 보고.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보이는 겉모습은 번드르르하게 하고, 보이지 않는 속마음은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다음 날 바로 관물장을 깨끗이 정리하면서, 마음속도 빗자루로 쓸어버린 것처럼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쯤 정통장에서 일하며 시를 하나 지어보았습니다.

 

쓱쓱 싹싹

눈도 깨끗 입도 깨끗 귀도 깨끗

 

쓱쓱 싹싹

얼굴도 웃고 마음도 웃고

몸도 춤을 추고

 

쓱쓱 싹싹

거짓말을 못하게 하네.

쓱쓱 싹싹

마음을 밝히게 하네.

 

쓱쓱 싹싹

나를 진실하게 하네.

 

쓱쓱 싹싹

정말 감사하게 하네.

 

쓱쓱 싹싹 쓱쓱 싹싹

 

끝으로 게송 한구 절을 제 째대로 읊어 보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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