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스님들. 제가 발음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화엄반 재선입니다.
오늘 저는 마음과 몸이라는 주제로 차례법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고등학생이 되어서까지 몸이 너무 아파 오랫동안 누워서 생활했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어릴 적부터 인연이 있던 스님들께서는 ‘절에서 살아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그리고 어린 마음에 괜스레 ‘저는 하고 싶은 일이 많아 싫어요‘라고 했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여행하듯 세상을 탐험한 지 7년째 되던 해. 느닷없이 몸이 다시 크게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아팠기 때문인지 그때 처음으로 출가하면 이 괴로움이 사라지고 몸이 조금 편해질까 궁금해졌습니다. 네. 그렇게 저는 출가했습니다.
그렇게 결심하고 출가해 치문이 되었건만 스트레스로 원형탈모가 생겼습니다. 처음엔 작은 10원짜리 정도였던 탈모는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커지더니 어느새 오백원짜리 2개를 나란히 놓은 듯 1000원어치 탈모가 되어 모든 대중 스님들의 걱정을 샀습니다.
그런 저에게 당시의 입승스님은 몸과 마음이 모두 편안하도록 기도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사교가 되어서는 코로나 후유증으로 각방생활을 해야할 정도로 몸이 허약해졌습니다. 너무나 바쁜 철이였음에도 소임을 제대로 살지 못해 도반 스님들이 거의 모든 것을 해주다시피 하며 한철을 쉬었습니다.
저의 소식에 은사스님께서는 ’재선아, 마음에서 온 병이니 마음을 잘 다스려야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죽을 것처럼 아픈데 저를 걱정해주시지 않는 그 말씀에 서운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많아 항상 무리를 하며 소임을 살았습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소임을 살았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소임을 살 때마다 예민해져서 도반들에게 날카로운 비수가 되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이제는 제 스스로 상처받고 힘들어 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대중 스님들 알고 계십니까? 마음에도 면역력이 있습니다. 몸과 마음에 면역력이 없으면 쉽게 병이 든답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기도를 통해 그 면역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기도를 하고 있으면 화가 나고 들뜨던 마음들이 어느새 사라집니다. 그리고 순간순간 정말 많은 망상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떤 날에는 울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기뻐서 웃으면서 그 생각과 느낌들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대장엄론경을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건강할 때 빨리 복덕을 지어야하니 병이 들면 복덕을 닦으려 해도 몸과 힘이 허락하지 않네.
보왕삼매론에서는 이런 말도 있습니다.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모두 병과 관련된 부처님 말씀이고 비록 몸은 아프더라도 마음은 아프지 않을 수 있는 저의 치료법입니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언젠가는 병에 들고 죽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저처럼 부처님 말씀 속에서 치료약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늘 보호해 주시는 불보살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늘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는 많은 어른 스님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아플 때 대타를 서주시고, 힘들 때마다 도와주시고, 병원에 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도반 스님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