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우리가 걸은 길은 낙동강 칠백리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하는 경남 창녕 남지의 '개비리'라고 하는 길이었습니다. 밑에는 낙동강이 흐르고, 겨우 한 사람이 다닐만한 위험하지만 그래서 아름답고 멋진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길의 아름다움에 이명박운하도 잊어버리고 그저 멍하니 길을 걸었습니다. 그 길을 우리는 말없이 그저 걸었습니다. 낙동강이 함께 생명의 흐름을 가자고 제게 설법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대목에서 수경스님이 말씀하신 무진설법을 나도 들었다고 주장하고 싶은데.....
낙동강변의 남지 체육공원에서 운문사 학인스님들은 호소문을 발표합니다. 감동 엄청 먹었다는 순례단장 이필원 목사님처럼 저도 엄청 감동먹었습니다. 낭낭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학인 스님들은 젊은 사람, 순수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당당하고 단호하게 그리고 간절하게 세상을 향하여 호소했습니다. 꼭 들어보십시요. (위 동영상)
1. 생명의 근원은 강이다.
2. 국민에게 받은 권력을 무엇이든 해도 좋다고 오해하자마라.
3. 대운하 반대가 목적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는 것에서 시작하여야 한다.
4. 걸으면서 자연에게 빚을 지면서 살고 있었는데 참 몰염치했다는 사실을 알아간다. 라고 하면서
정치가와 정책입안자, 언론, 종단의 원로스님들 그리고 불자들에게 호소의 글을 올립니다. 그 중에서 봉암사를 필두로 조계종의 공식적인 뜻이 이명박운하백지화임에도 불구하고 어른스님들과 원로스님들이 침묵하는 것은 묵시적 동의라고 오해할 여지가 있다. 그러므로 불교의 관점에서 이명박운하를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는지 말씀해 주시라고 하는 호소에 가슴이 찡했습니다.
또 불자들에게는 나를 버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운하를 바라보자. 그것은 세상의 진정한 주인노릇을 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은 우리가 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노릇하기를 원하신다는 호소는 시민주권운동과 연관하여 많을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일단 들어보십시요.
운문사 학인스님들을 공개적으로 초대하는 연서를 보낸 수경스님은 행복한 하루였다고 감사한 후, 본인도 걸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런데 내 마음 속에은 운하보다 더 강력한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명박운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운하이야기가 통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 아니겠는가? 만약에 운하를 막더라고 우리 속에 있는 운하보다 더한 남을 죽이더라도 더 가져야 한다는 욕망, 나만 생각하는 욕망, 혼자만 잘되면 된다는 욕망 등등에 대한 성찰이 없다면 아무 것도 해결한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운문사 학인스님들 아니 우리들 아니 자신에게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부디 우리 모두의 힘으로 이명박운하를 막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하여 우리 속에 있는 이명박 운하를 발견하고 이를 바꾸려는 노력도 시작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는 이명박운하를 겪으면서 더 멋진 나라로 거듭나는 진통을 겪고 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