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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운문사 국내 첫 비구니 총림 되나

가람지기 | 2008.04.11 16:43 | 조회 4264
청도 운문사 국내 첫 비구니 총림 되나
강원·선원 이어 마침내 율원도 개원
"유례 찾기 힘든 완벽 수행체제 갖춰"
부산일보 2008/04/08일자 025면 서비스시간: 10:21:39

운문사 보현율원에 신입생으로 공부하는 9명의 비구니 스님들. 한국 불교의 율맥을 이어나갈 것임을 다짐했다.
마침내 청도 운문사에 율원(律院)이 들어섰다. 율원의 이름은 보현(普賢)율원이다. 지난 4일 현판식이 열렸는데,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청화 스님 등 운문사가 속한 종단의 스님들도 참석해 개원을 축하했다. 운문사는 비구니(여자 승려) 사찰. 비구니 사찰에서 율원이 열린 것은 수원 봉녕사와 김천 청암사에 이어 3번째다. 그것만으로도 국내 불교계에서는 귀한 일인데, 운문사 율원 개원은 그에 더해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대애도의 계율 정신으로 중생 교화

보현율원의 율원장인 흥륜 스님은 이날 현판식에서 "대애도(大愛道) 비구니의 계율정신에 의거해 청정하게 수행하고 나아가 중생교화에 기여하고자 한다"는 요지의 율원 설립 취지를 밝혔다. 대애도는 석가모니 부처의 이모로 불교사상 처음으로 비구니가 된 인물. 비구니의 시조인 셈인데, 그를 본받아 수행의 엄격한 계율을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보현율원은 청규에 '석가세존의 유훈을 이어받아 자장율사의 남산율맥을 계승하여 수행자의 청정지계 가풍을 확립코자 한다"는 설립 목적을 명시했으며, △대소 율장의 전문적 연구 △습의와 예참의 올바른 전승 △율학을 전승할 율사의 양성 등의 기능을 수행해 나가게 된다.

·율(律)은 수행의 교통법규

보현율원에서 신입생으로 공부하는 비구니는 모두 9명. 2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다양한 수행경력을 가진 스님들이 모였다. 그중 가장 연장자인 지공 스님은 "계율은 교통법규처럼 우리 수행승들이 살아갈 지침서라고 할 수 있는데 그동안 상대적으로 가볍게 취급된 느낌이 없지 않다. 편리한 대로, 또 방편적으로 수행과 사찰운영을 쉽게 쉽게 행한다면 승단 자체의 의미가 없어지지 않을까. 더러워진 옷을 세탁기에 넣어 깨끗이 하는 것처럼, 수행승들도 율을 통해 정제된 업력으로 다음 생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운문사 출신의 운광 스님은 "운문사 율원이 보현율원인 것은 의미가 있다"며 "운문사 선원이 문수(文殊)선원인데, 문수보살은 불교에서 지혜를, 보현보살은 실천을 상징한다. 보현율원의 의미는 수행이 말, 혹은 머리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행(行)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실천이 있는 율의 시행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한국 불교의 율맥을 잇는 첫 비구니 총림?

운문사는 1958년 불교정화운동 이후 만든 강원을 1987년부터 승가대학으로 개칭했고, 2003년에는 문수선원을 개설했다. 그런데 이번에 보현율원을 개원함으로써 강원과 선원, 율원을 모두 갖추게 됐다. 총림(叢林: 전각, 선원, 강원, 율원 등을 두루 갖춘 큰 사찰)의 요건이 완비된 것이다. 현재 총림 체제의 국내 사찰은 통도사, 해인사, 수덕사, 송광사, 백양사 등 5곳으로 모두 비구 사찰이다. 만일 조계종단의 승인을 받는다면, 운문사는 국내 최초의 비구니 총림이 되는 것이다.

운문사 내부적으로는 총림 운운에 꽤 신중한 모습으로 순리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비구 중심의 한국 불교에서 비구니 총림을 선뜻 제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불교에서 비구니의 위상이 크게 달라진 만큼 당당하게 나설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다.

불교계의 한 관계자는 "보현율원 율주인 명성 스님이 율사인 자운 스님의 법을 받았다는 점에서 운문사는 한국 현대불교의 율맥을 잇고 있는 셈이다. 율원의 개원으로 운문사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비구니 수행 체제를 완벽하게 갖추었다. 총림으로서 나아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임광명기자 kmyim@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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