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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교수님 특강

가람지기 | 2008.04.12 13:29 | 조회 4597

4월 12일 청풍료에서 고미숙교수님의 18세기 고전 열하일기에

나타난 지혜와 사상에 대한 특강이 있었습니다.

'1780년, 청(靑)나라 건륭황제의 칠순을 축하하는 사절단의 수행원이었던 연암 박지원.

하룻밤에도 아홉 번이나 강을 건너는 사투와 2800리에 이르는 여섯 달간의 대장정, 3년 동안의 각고 끝에 『열하일기』가 탄생한다. 소중화주의에 찌든 사대부들에겐 당시 청나라 문명의 풍요로움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중화 문명을 보는 연암의 유일한 잣대는 중국 사람들의 생활상을 ‘있는 그대로’ 보자는 것! 그래서 그의 눈에 가장 눈부시게 다가온 것은 화려한 궁성이나 호화찬란한 기념비가 아니라 구체적인 일상을 끌어가는 벽돌과 수레, 가마 등이다. 조선의 현실이 그만큼 열악했던 것이다.

오랑캐의 문물을 소개하며 현실을 바로 보자는 연암의 주장은 기존의 질서와 가치를 뒤엎으려는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명나라가 망한 지 100년이 넘은 시점에도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게 얼마나 어려웠는지는 연암이 옛 성터에서 눈물짓는 장면에서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다양한 은유와 역설, 그리고 종종 남의 이야기를 전하는 듯한 형식의『열하일기』는 성리학과 중화의 울타리 밖으로 나가려 한 당대 지식인들이 겪은 사상적 고투의 기록인 것이다. '-고미숙 교수님의 열하일기 강의 중

*고미숙 - 1960년 강원도 정선 함백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지식인공동체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19세기 시조의 예술사적 의미>, <비평기계>, <한국의 근대성, 그 기원을 찾아서>,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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